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 소송에서 전패한 서울시교육청이 이번에는 국제중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법원이 대원국제중·영훈국제중이 제기한 특성화중 지정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학교 측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즉각 항소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7일 "학교법인 대원학원과 영훈학원이 제기한 '특성화중학교 지정취소 처분 취소' 청구를 인용한 판결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며 즉각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 14부(이상훈 부장판사)는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이 “특성화중학교 지정취소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1심 원고승소 판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15년 평가와 동일한 평가방식, 영역, 항목을 유지해 예측가능성이 충분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5년마다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특성화중학교 운영성과 평가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했고 행정 처분 과정에서도 어떠한 법률·행정적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신입생 선발이 추첨제로 전환돼 평가항목으로서 유효성이 없어진 '입학전형 영향평가 실시의 적절성' 같은 지표는 삭제하고, 지정취소 기준 점수와 배점을 조정했다"며 "기존의 학교별 평가지표에서 벗어나지 않는 내용 하에서 세부 항목만 몇 가지 변경했다고 소명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보통'과 '미흡' 점수를 상향하고 모든 항목에서 '보통' 평가를 받을 경우인 70점으로 지정취소 기준 점수를 조정했고 감사·지적사례 지표를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두 학교는 감사 결과 처분으로 최대 감점점수인 10점을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은 "5년 간의 학교운영에 대한 평가를 하면서 5년 전에 모든 평가지표를 미리 수립하여 학교에 안내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다른 유형의 학교 평가에서도 평가지표는 ‘평가가 실시되는 해의 학년도가 시작되기 전’까지 공표하도록 되어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월 자사고 관련 항소를 중단한 것은 2025년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따라 의미가 축소된 소송을 끝내기 위한 것이며 이번 소송과는 의미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의무교육 단계인 중학교 과정에서는 국제중을 존립시킴으로써 교육 불평등이 지속된. 국제중이 설립되면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등이 입시경쟁에 시달리고, 그에 따라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교육부에 자사고처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전국의 국제중을 모두 일반중학교로 일괄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020년 국제중학교 운영성과 평가는 관련 법령에 따른 공적 절차로서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진행되었는데도, 평가 결과를 뒤집은 법원 판결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