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연설에서 “러시아가 공격을 위한 구실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테러리스트에 의한 러시아 내 폭파 사건 날조, 드론을 통한 민간인 공격 연출, 화학 무기를 사용한 위장 공격을 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스스로 공작한 사건을 대량학살로 규정하고 위기에 대처한다며 긴급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에 따르면 이달 들어 러시아 언론은 친러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포격을 시작했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공격으로 아이를 포함한 13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내용도 실었다. 친러 우크라이나 야당 국회의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인 학살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했다.
미국 측은 이 같은 모든 내용이 사실과 다르며 앞으로 허위 보도가 더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는 공격을 시작하기 전 위장을 통해 구실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며 “크림합병 당시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미국 랜드연구소는 러시아의 이 같은 패턴이 2008년 조지아 침공 때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당시 러시아는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조지아를 침공, 남오세티야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을 도와 닷새 만에 승리를 거뒀다. 이후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때 인터넷과 SNS, TV, 라디오 등을 이용해 대량 정보를 유포하면서 날조를 본격화했다는 설명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1월부터 러시아의 위장 공작을 경고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위장 공작을 시작했고 이달 초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한 동영상을 만들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침공을 억제하기 위해 기밀에 가까운 정보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