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②]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물가 상방, 우크라이나 사태가 가장 두드러지는 요인"

입력 2022-02-2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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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물가 상승 압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물가 상승 관련 큰 고려 대상"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으로 간다면 물가는 분명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대폭 올려 잡았다. 종전의 2.0%에서 1.1%포인트(p) 올린 3.1%로 발표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에서 이어진 일문일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데.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3.1%로 예상한 배경은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다 보니 통화정책에 고려할 요인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급속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사실상 어떻게 전개되어 영향을 줄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공급 병목에 따른 원자재 가격 오름세도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내외 여건의 변화가 국내 경기 흐름을 크게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물가 측면을 보면 물가 상승 압력이 생각보다 크게 확대된 것이 사실입니다. 완화 정도를 계속 줄여나가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래도 경기와 물가 흐름, 금융 불균형 위험을 고려하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 금통위의 다수 의견입니다."

- 새해 들어 우크라이나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까지 급등했는데. 재정지출 확대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물가 오름세가 3%대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재정지출이 이뤄지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당연히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번 추경에 한해서 말씀드리면, 정부에서도 설명했듯 그 내용이 경기 진작에 있는 것이 아니고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의 피해를 지원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물가 영향이 제한적이지 않나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물가 영향이 없진 않겠지만요.

재정 확대가 혹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하는 것은 아닌지 그런 것은 저희가 눈여겨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은의 물가 관리 목표 상향 가능성은 없는지

"단년의 목표가 아니고 중기적인 시기로 설정한 목표입니다. 어느 한 해, 어느 한 시점에서의 물가가 어떤지에 따라 물가 목표 자체를 바꾸는 것은 원래 취지에도 맞지 않습니다. 지금의 물가안정목표는 중기적 시기에서 2%로 유지하겠다 하는 것입니다. 물가 안정 목표제의 전반적인 사항은 2년 주기로 정기 점검하게 되어 있습니다.

- 최근 한국이 스태그플레이션 초입 단계라는 경고가 있는데

"현재 국내 경제 상황을 보면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닙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침체 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요. 최근에 물가 오름세가 높긴 하지만 성장 흐름을 보면 우리 수출 호조에 힘입어 금년, 내년에도 잠재 수준을 웃도는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우려할 사항은 아닙니다.

- 우크라이나 전면전 성장률과 물가 전망률은?

"우크라이나 상황도 감안했습니다. 오후에 경제전망을 설명하겠지만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 상태가 상당합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전망 수치에 우크라이나 사태를 반영하기에는 너무 가변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전면전이 되면 영향이 적지는 않을 것인데요. 양국이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음을 감안하면 원자재 수급 불균형,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서방에서 경제 제재의 수위를 높인다면 국내 생산,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면전이 되면 충격이 크지 않을 수가 없겠죠.

- 이번 동결 결정에 우크라이나 사태, 국제유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는지

"글로벌 경기 회복,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를 모두 감안해서 물가 전망을 조정했습니다."

"물가 상하 압력이 다 있는 게 사실인데요. 아무래도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이 우리 국내 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적으로 간다면, 원자재 유가가 늘면서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상방 요인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가장 두드러지는 요인입니다."

- 물가 전망이 큰 폭으로 변하고 있는데. 기대 인플레 관리에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고. 높아진 물가 전망을 고려하면 올해 금리 인상 폭이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물가 전망을 큰 폭으로 조정했습니다. 11월 이후 3개월 사이지만 물가 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짧은 기간에 물가 상승의 확산 정도가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크고 광범위하게 나타났습니다. 공급 측 요인이 아닌 근원물가에까지 상승 압력이 큰 폭으로 확대된 점을 반영했습니다."

"물가 전망을 높이면 금리 인상 폭이 더 커져야 하지 않느냐고 질문했는데요. 실질적인 완화 정도가 확대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완화의 정도를 적절히 유지하겠다고 한 배경에 물가 상황도 큰 고려요인이었습니다.

다만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는 물가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그와 동시에 성장, 금융 안정상황도 같이 보기에, 물가가 상승했다고 해서 금리가 그만큼 높아져야 한다는 기계적인 예상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없었다면 금리 인상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 이번 동결 결정에도 당연히 고려했습니다. 만일 사태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느냐 하는 것은 현실적인 가정이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가정이 현실적이지 않아 답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 내년 물가 전망은 2%로 미미하게 상향 조정된 수준. 완화 기조의 축소 기조는 올해 초 일단락될 수 있다고 보는지

"통화 정책을 할 때 늘 고려하는 것은 물가ㆍ경기 상황ㆍ금융 불균형입니다. 주요국의 통화 정책 방향도 보고 여러 가지 고려할 게 많습니다.

지금은 물가가 상당히 중요한 이슈입니다. 물가 안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물가를 강조했습니다. 다만 물가가 2% 가면 금리를 조정을 멈추느냐 물으셨을 때, 물가만 보고 금리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고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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