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23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게 장애인 관련 예산 보장을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다. 약속한다면, 다음 주 월요일에는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이날 오후 7시께 서울 강남구 도곡동 추 후보자 자택이 있는 아파트 단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달 2일 인사청문회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에 대해 입장을 밝힌다고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약속한다면 이를 믿고 입장을 발표하는 날까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지하철 탑승 시위)'는 멈추겠다"고 했다.
전장연은 지난달 30일 장애인 이동권 등 대책에 대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잠정 중단했다가 22일 만인 이달 21일 재개했다. 인수위가 언론 브리핑에서 "전장연 측이 요구하는 예산에 대해선 새 정부가 그림을 그리고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힌 것 외에 공식 답변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후 전장연은 추 후보자가 국가 예산을 통제하는 기재부 책임자로 내정된 만큼 예산 관련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는 홍남기 기재부 장관의 자택을 거듭 찾아 같은 요구를 전했다.
전장연은 이날 추 후보자 측에 요구안을 담은 공문을 전달했다. 공문에는 "장애인이 감옥 같은 장애인 거주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권리를 지킬 예산의 보장은 '검토할 때'가 아니라 '결정할 때'"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전장연은 다음 주 월요일인 25일에는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추 내정자가 언론을 통해 '질의가 있다면 답변하겠다'고 언급했기 때문에 이를 믿고 기대하면서 시위를 유보하겠다"며 추후 활동 계획은 25일 공개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