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인수위, 尹 1호 공약 온전 손실보상 사실상 포기"
피해지원금 차등지급은 접점…민주 "사각지대 커버 지원금 논의 여지"
채무 부담 완화 두고는 "비은행권 대출 완화" vs "채무 탕감 초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8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소상공인·소기업 551만개사 중 코로나19로 손실을 입은 업체에 손실규모에 비례한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손실보상제도의 보정률과 하한액은 상향 조정하고, 비은행권 대출 대환 등 금융 지원과 세금 납부기한 연장 등 세제지원도 병행한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28일 인수위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과학적 추계 기반의 온전한 손실보상을 위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했다.
안 위원장은 코로나19 창궐 2년간 소상공인 손실 추계가 54조 원이라며 “지난해 7월 7일 이전 손실에 대한 보상은 피해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추경(추가경정예산안)에 들어간다. 공연·전시업과 여행업 등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업종들도 아우를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액 54조 원은 매출이 감소한 사업체에서 방역조치로 발생한 영업이익 감소액을 기준으로 집계한 것이다.
인수위는 추계 결과를 토대로 개별 업체의 규모, 피해 정도, 업종별 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차 추경 통과 즉시 소상공인 피해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수위 경제1분과 위원인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피해지원금에 대해 “기존에는 일괄 정액 지급 방식이었지만 업종별 피해 등을 추가 고려해 차등지급하는 방향이다. 공정한 지급 차원의 차별화”라고 설명했다. 손실규모가 큰 업체에는 많이, 작은 업체에는 적게 지급하겠다는 의미다. 액수는 최대 600만원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 채무 부담 완화책으로 △부실화 소상공인 대상 채무조정 △비은행권 대출 부담 완화 프로그램 △투자와 신산업, 재창업 지원 위한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등을 제시했다.
종합하면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대해 지난해 7월 이전 피해에 대해 소급적용 없이 차등지급 방식의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고, 소상공인 채무는 비은행권 대출을 중심으로 이자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정치권 쟁점은 손실보상 소급적용과 채무 탕감 여부다. 피해지원금 차등지급은 여야가 접점을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내주 소급적용과 채무 부담 완화를 골자로 한 손실보상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온전한 손실보상과 1000만 원 방역지원금을 약속했는데,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미 공약 후퇴”라며 “손실보상법을 개정해 소상공인 손실을 온전히 보상할 수 있도록 소급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인수위가 1호 공약인 온전한 손실보상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온전한 소실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신속하게 국회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손실보상) 직접 대상이 아닌 사각지대까지 커버하기 위한 피해지원금에 대해선 인수위와 차등지급을 논의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채무에 관해선 민주당은 탕감에 방점을 찍었다. 이 의원은 “인수위는 1금융권 대환 등 부담을 완화시키는 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민주당은 탕감시켜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손실보상 방향에 대해선 내주 발표하지만 구체적인 규모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검토한 뒤 정한다는 입장이다. 인수위가 지원금 액수 등 공개를 추경안 발표 때로 미뤄서다. 내달 10일 새 정부 출범 뒤 추경안이 공개되면서 여야 쟁점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한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내주 손실보상안 발표는 추경 심사에 대비해 당의 정책방향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손실보상과 피해지원금 액수는 제출되는 추경안을 검토한 뒤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