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시장에서 변방 취급을 받던 무알콜·논(non)알콜 맥주가 MZ세대의 소비 확대에 힘입어 주력상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맥주회사뿐 아니라 글로벌 주류회사들도 속속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14일 이투데이가 CU,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무알콜 맥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65~16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CU가 65.4%, GS25가 159.6% 매출이 신장했으며 세븐일레븐도 100% 수준으로 늘었다.
주요 소비층은 20~30대였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무알콜 맥주를 많이 구매했다. CU와 GS25에서는 남녀 성별 매출 비중이 6(여자)대 4(남자) 정도로 집계됐다.
MZ세대는 회식 등을 통한 과도한 음주보다 혼술, 홈술 또는 소규모 음주 자리를 선호하는 데다 숙취가 없다는 점도 무알콜 맥주를 선호하는 이유로 꼽힌다. 또한 운전을 해야 하거나 일부 임산부들도 술 마시는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무알콜 맥주를 이용하는 것으로 관련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무알콜 맥주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2년 13억 원 수준이었던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은 지난해 2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10년간 약 15배 가량 커진 셈이다. 2025년에는 무알콜 맥주 시장이 2000억 원까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주류업계가 내놓은 무알콜 제품들 역시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오비맥주가 2020년 내놓은 카스 0.0은 출시 이후 지난 해 말까지 온라인에서만 400만 캔 이상이 팔렸고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제로 0.00 역시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45%가 늘었다. 이 제품은 지난 한해에만 2100만캔이 판매됐다.
이처럼 소비가 늘면서 국내 주류사 뿐 아니라 글로벌 주류사들까지 신제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수입맥주 브랜드인 호가든의 프리미엄 논알콜 음료 '호가든 제로'를 출시한데 이어 이달 들어 ‘버드와이저 제로’도 선보였다. ‘카스 0.0’ 500㎖ 캔 제품도 출시했다. 칭따오도 무알콜 맥주 ‘칭따오 논알콜릭’을 내놨고, 하이네켄도 지난해 ‘하이네켄 0.0’을 선보이며 국내 논알콜 맥주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수제 맥주를 내세워 성장한 제주맥주와 세븐브로이맥주도 최근 무알콜·논알콜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미래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가볍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무알콜·논알콜 맥주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주류업계도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거나 신제품을 내놓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