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떠오르는 팬덤 마케팅...삼성전자가 갤럭시S22 ‘보라퍼플’ 출시하는 이유

입력 2022-07-2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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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2 보라 퍼플(Bora Purple). (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 S22 보라 퍼플(Bora Purple). (사진제공=삼성전자)
팬덤 마케팅이 뜨고 있습니다. 연예인 팬덤을 겨냥한 마케팅으로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까지 제고하고 있는 것인데요. 최근에는 기업의 브랜드 자체를 띄워 팬덤화 시키는 마케팅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브랜드 고유의 철학과 가치관을 보여주고, 이에 공감하는 소비자들을 충성 고객으로 만들고 있는 것인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고객은 단순히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공유한다는 자부심까지 갖게 된다고 합니다.

기업들이 선보이는 팬덤 마케팅,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왜 ‘보라퍼플’ 일까? “BTS 팬덤 겨냥한 마케팅”

▲올해 4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지역 인근 주요 관광 명소 전광판과 조명이 BTS 팬클럽 아미(Army) 상징색으로 뒤바뀐 모습. 전광판에 ‘(BORAHAEGAS)보라해거스’라는 글자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올해 4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지역 인근 주요 관광 명소 전광판과 조명이 BTS 팬클럽 아미(Army) 상징색으로 뒤바뀐 모습. 전광판에 ‘(BORAHAEGAS)보라해거스’라는 글자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내달 10일 출시하는 갤럭시S22에 신규 색상 ‘보라퍼플’을 선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갤럭시S22 보라퍼플은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 동시에 출고될 예정인데요. 같은 날 공개될 새로운 갤럭시 폴더블폰에도 보라 색상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보라색을 앞세운 건 전 세계 MZ세대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치기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그룹 ‘BTS’의 상징 색상이 바로 보라색이기 때문인데요. 전 세계의 BTS 팬덤 ‘아미’를 겨냥해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활력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27일 최승은 삼성전자 MX사업부 마케팅팀장 부사장은 사내 기고문을 통해 내달 10일 열리는 신제품 공개 행사 ‘삼성 갤럭시 언팩 2022’을 앞두고 ‘더 위대하게(greater)’ 캠페인을 연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보라 퍼플’ 색상을 기념하는 보랏빛 물결이 전 세계에 펼쳐질 것”이라며 “BTS 신곡 ‘Yet to Come’을 담은 최신 폴더블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알렸습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Z 시리즈 신제품 ‘색상’에 관해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입니다. 보라퍼플은 한국어 ‘보라’와 영어로 보라색을 뜻하는 ‘퍼플(Purple)’의 합성인데요. 삼성전자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색상 명칭을 보라퍼플로 통일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라색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색상으로 최근에는 한류와 K팝을 연상시키는 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색상 이름을 ‘보라퍼플’로 이름붙인 것도 BTS 팬덤 ‘아미’를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미들은 ‘사랑해’ 대신 ‘보라해’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보라해’는 서로를 믿고 오랫동안 사랑하자는 뜻으로 BTS 멤버 뷔가 만든 말입니다.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BTS 콘서트 당시에는 도시 전체가 보라색으로 물들고,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은 공식 트위터 계정 이름을 ‘보라해거스(BORAHAEGAS)’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BTS와 과거에도 여러 차례 협업을 진행해왔습니다. 2020년 6월에는 보라색을 입힌 ‘갤럭시 S20+ BTS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죠. 올해 2월 개최한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는 영상으로 깜짝 등장해 생물 보호를 위한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삼성전자가 BTS 마케팅을 구사하는 건 전 세계 아미들의 마음을 얻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아미’만 있나? ‘배짱이’, ‘젤러쉬’도 있다

▲배달의민족 뉴스레터 ‘주간 배짱이’ 이미지. (사진제공=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 뉴스레터 ‘주간 배짱이’ 이미지. (사진제공=배달의민족)
삼성전자의 ‘보라색’ 마케팅이 BTS 팬덤 아미를 겨낭한 것이라면, 최근에는 각 기업이 자체 소비자 팬덤을 겨냥한 마케팅을 펼치기도 하는데요. 브랜드 이미지, 각종 혜택 등을 통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기업의 ‘팬’이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기업은 팬덤에 직접 이름을 붙이거나 이들만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팬덤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은 2016년부터 ‘배짱이’라는 팬클럽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배달의민족을 짱 좋아하는 이들’을 줄인 말로, 매주 이들을 위한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습니다. 쿠팡은 최근 영국 축구팀 토트넘 홋스퍼를 한국에 초청해 축구 경기를 개최했는데요. 티켓 구매는 물론 생중계 시청까지 모두 쿠팡 유료 회원만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삼성전자도 ‘팬덤’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갤럭시 팬’에 이어 올해 처음으로 가전 ‘비스포크 팬’을 위한 행사를 신설했습니다. 지난달에는 비스포크 가전 고객 1500여 명을 에버랜드로 초청해 ‘여름 바캉스 팬파티’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팬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브랜딩에 성공한 기업들이 있는데요. 영국의 화장품 브랜드 러쉬의 경우 팬클럽 ‘젤러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기업 샤오미는 ‘미펀’, 미국 오토바이 기업 할리데이비슨의 경우 ‘호그’라는 팬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호그에는 전 세계적으로 130만 명 이상의 팬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케팅 전문가 데이비드 미어먼 스콧은 저서 ‘팬덤 경제학’에서 사람들을 ‘연결’하는 팬덤 구축이 연예인뿐 아니라 기업의 성공을 보장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즉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넘어 브랜드에 무한한 지지를 보내는 ‘팬덤’이 마케팅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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