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중·고등학교 수학교사 10명 중 약 8명은 2022개정교육과정 수학과 시안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업 시간은 줄었지만 학습 내용이 늘어 이른바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가 느는 기초학력 저하 현상을 우려한 것이다.
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과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전국수학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으로 구성된 수학교사모임연합은 국회에서 ‘2022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관련 설문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전국 중학교(1764명)와 고등학교(1790명) 수학교사 총 3554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7일부터 26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의 77.1%(2708명)에 달하는 교사들이 새로운 교육과정이 ‘수학 기초학력 개선에 도움이 안 된다’고 응답했다.
이들 응답자의 87%(3068명)는 새 교육과정이 ‘사교육 경감에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다. 교육과정 내용이 주어진 수업시간에 가르치기에 적절한가에 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48.8%(1734명)가 ‘학습 내용이 너무 많아 시간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학습량이 과중해진 이유가 현재의 교과내용을 더 낮은 학년에 가르치도록 바꿨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새 교육과정에서 ‘행렬’을 고1 공통과정에 무리하게 추가하자 연쇄반응을 일으켜 고1이 배우던 ‘이차함수의 최대최소’는 중3으로, 중3이 배우던 ‘대푯값’은 중1 과정으로 이동했다”며 “새 교육과정이 확정되면 중1은 최대 43시간, 중2는 40시간, 중3은 12시간이 부족한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교육과정이 시행되면 수학을 학습할 능력이 부족한 학생과 수학 학습을 싫어하는 수포자는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득구 의원은 “미래를 위한 수학교육은 진도만 빠르게 나가는 수업 대신 학생이 주도적으로 수학을 탐구하며 개념을 발견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힘을 기르는 수업이 요구된다”며 “적정한 양을 깊이 있게 학습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