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빈살만과 만수르…중동 왕족들의 호화로운 부자 생활

입력 2022-11-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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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우리나라에서 ‘부자=만수르’ 인식을 깨고 새로운 부자의 대명사로 등극했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을 위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객실 400개를 예약했다고 알려져 화제죠. 왕세자 일행이 머물 것으로 보이는 ‘이그제큐티브 로열 스위트룸’은 1박에 2200만 원에 달합니다. 예약이 사실이라면 호텔 객실에만 88억 원을 지출하는 셈입니다. 그러나 진짜 통 큰 소비는 따로 있습니다. 그는 신도시 건설을 위해 5000억 달러(약 663조 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는데요.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중동 부호들의 입에서 나오는 천문학적 금액은 매번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중동 석유부자들은 어디에, 얼마나 쓰는 걸까요?

▲셰이크 만수르 왕자(출처=‘시티 풋볼 그룹’ 공식 홈페이지 캡처)
▲셰이크 만수르 왕자(출처=‘시티 풋볼 그룹’ 공식 홈페이지 캡처)

원조 부자 만수르…취미는 축구 구단 수집

중동 부자의 대명사,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51)은 아랍에미리트의 수도인 아부다비의 왕자입니다. 경제 1부총리와 대통령실 장관을 겸하고 있죠. 아랍에미리트는 7개 토후국(중앙 집권적 국가 행정에서 독립해 부족장이 통치하는 나라)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수도 아부다비는 그 중에서도 핵심 도시입니다. 만수르의 아버지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은 아랍에미리트의 대통령이었습니다.

순 자산이 300억 달러(약 40조 원, 2021년 기준)에 달하는 그의 취미는 스포츠 클럽 모으기입니다. 2008년 영국 명문구단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를 인수해 화제가 됐죠. 그는 2억1000만 파운드(약 3280억 원)에 맨시티를 인수해 5년간 10억 파운드(1조7000억 원)를 투자했습니다. 만수르 왕자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맨시티는 44년 만에 처음으로 2011-2012 시즌 리그 우승을 달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그의 투자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의 10월 31일 발표에 따르면 맨시티는 유럽 5대 프로축구리그 구단들 가운데 선발 명단을 꾸리는데 가장 큰돈을 들였습니다. 맨시티는 올 시즌 선발 명단을 위해 평균 이적료 6억500만 유로(약 830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나아가 만수르 왕자는 축구 클럽들을 운영하기 위한 지주회사 ‘시티 풋볼 그룹’(CFG)을 창설했습니다. 맨시티를 중심으로 다른 클럽들과 사업체를 연결·관리하기 위함입니다. CFG는 2014년 설립되어 △뉴욕 시티FC(미국) △멜버른 시티FC(호주) △요코하마F 마리노스(일본) 등 12개국 축구 클럽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투자하며 전 세계 축구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뉴시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뉴시스)

‘만수르 10배 부자’ 빈 살만은 누구?

무함마드 빈 살만(37)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로 불리는 인물입니다. 최근 ‘만수르보다 10배 부자’라는 칭호를 얻으며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이슬람 학자 박현도 교수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2조 달러(약 2845조 4000억 원)에 달합니다.

그는 국왕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의 아들로, 2015년 국왕에게서 국방 장관 자리를 물려받은 데 이어 2017년 부총리직까지 받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와 안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무소불위의 권력과 부를 지닌 탓에 ‘미스터 에브리싱’(Mr.Everything·모든 게 가능한 남자)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잔혹한 성정으로도 유명합니다. 왕세자로 책봉될 때는 당시 왕세자였던 무함마드 빈나예프를 감금하고 자리를 내놓으라고 협박했죠. ‘약물 중독 증세’를 이유로 물러나게 된 전 왕세자는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 수도에서 1000㎞ 떨어진 도시에 가택 연금됐습니다.

2018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한 사건 이후에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과 관계가 틀어져 외교적 고립 상태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카슈끄지는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사우디를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해 왔습니다. 터키 일간 예니샤파크는 사우디가 카슈끄지의 손가락을 절단한 후 참수했다고 밝혔죠. 한때 미국은 카슈끄지 사건의 배후가 빈 살만이라는 기밀 문서를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배척에 나섰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빈 살만 왕세자가 탈석유 정책과 함께 사우디를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내놓기도 합니다. 그는 2017년 9월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사우디는 지난 30여 년간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었다”라며 온건 이슬람 국가로 돌아갈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이후 여성의 운전과 스포츠 관람을 허용하고, 경제 개발을 위해 문화 산업에 힘을 쏟았습니다. 사우디 경제의 석유 의존도를 줄이는 ‘탈석유’ 프로젝트도 진행 중입니다.

▲외벽이 거울로 둘러싸인 ‘더 라인’ 조망도(출처=‘네옴 시티’ 공식 홈페이지 캡처)
▲외벽이 거울로 둘러싸인 ‘더 라인’ 조망도(출처=‘네옴 시티’ 공식 홈페이지 캡처)

663조 원짜리 ‘네옴 시티’ 프로젝트…수주 가능성에 한국도 관심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 중인 ‘네옴 시티’(NEOM CITY) 프로젝트가 최근 화제입니다.

네옴 시티 프로젝트는 2016년 제시된 탈석유 프로젝트 ‘비전 2030’의 하위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비전 2030’은 사우디 정치·경제·사회 전반을 개혁해 석유 산업 의존도를 낮추고 민간부문 경제 기여도를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그중에서도 네옴 시티 프로젝트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며 인공지능을 적용한 미래 도시 건축을 목표로 하죠.

네옴 시티 프로젝트는 구체적으로 세 구역을 대상으로 합니다. △스키 등 어드벤처 스포츠가 가능한 산악지대 관광특구 ‘트로제나’(Trojena) △청정 에너지로 가동되는 해양 산업단지 ‘옥사곤’(Oxagon) △차와 배기가스가 없으며 100% 신재생에너지로 가동되는 도시 ‘더 라인’(The Line)이 그에 해당하는데요.

특히 폭 200m에 길이가 170㎞인 사막 한가운데의 혁신도시 ‘더 라인’은 독특한 생김새로 주목받았습니다. 긴 직선형의 도시 내부에는 자동차 없이 비행 택시와 고속철도가 운행되며, 500m 외벽은 전면이 거울로 둘러싸여 있죠.

국내에서는 17일 ‘네옴 시티’ 건설과 관련 논의를 위해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이 예정되어 한층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홍해와 인접한 사막과 산악 지대 건설을 위한 총사업비가 5000억 달러(약 663조 원)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한미글로벌 등 관련 공사를 진행 중이거나 수주가 예상되는 국내 기업은 주가 폭등을 겪기도 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국가와 기업이 함께하는 수주 지원단 ‘원팀 코리아’를 구성해 국내 기업의 수주 기반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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