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생산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면서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소비도 2개월 연속으로 감소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통계청은 30일 발표한 '2022년 10월 산업활동동향'에서 10월 전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5.4(2015년=100)로 전월보다 1.5%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7월(-0.2%), 8월(-0.1%), 9월(-0.4%)에 이어 넉 달 연속 감소했다. 감소 폭은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했던 2020년 4월(-1.8%)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생산이 4개월째 감소한 것도 2020년 1~5월에 5개월 연속으로 줄어든 이후 처음이다.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3.5% 줄면서 2020년 5월(-7.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경승용차, 대형버스 등 완성차 생산이 줄어 자동차가 7.3% 감소했고, 반도체 조립장비, 웨이퍼 가공장비 등의 생산이 감소하면서 기계장비가 7.9% 줄어든 영향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자동차 생산에 대해 "일부 차종이 생산 중단돼 있었고, 기본적으로 지금까지 좋았던 RV 승용차도 생산이 둔화하면서 완성차, 부품 생산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동차 생산은 그동안 기본적으로 좋았고, 악재가 있는 것 같지는 않기 떄문에 조정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1.4% 감소했고, 평균 가동률은 전월보다 2.7%포인트(p) 하락한 72.4%로 나타났다. 어운선 심의관은 "재고가 줄어든 것은 조정 측면이 있고, 긍정적인 측면은 아닌 것 같다. 생산이 부진하기 때문에 재고가 쌓여 어떻게든 소진해야 하니까 재고를 조정하기 위해 생산도 낮추는 측면이 있다"며 "가동률이 낮아진 건 생산 능력 자체가 급격하게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생산이 안 좋으니까 떨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재고 감소는 반도체 재고가 줄어든 것이 영향을 많이 줬다"며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수요가 둔화돼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그래서 재고가 쌓였는데 생산을 줄이면서 재고가 조정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 대비 0.8% 줄었다. 2020년 12월(-1.0%)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보건‧사회복지(0.3%) 등에서 생산이 늘었지만, 금융‧보험(-1.4%), 정보통신(-2.2%) 등에서 생산이 줄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는 120.4(2015년=100)로 0.2% 감소했다. 소비는 3월(-0.7%)부터 7월(-0.4%)까지 5개월 연속으로 줄었지만 8월에는 증가로 전환했고, 이후 9월과 10월에는 다시 2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에서는 전월 기저효과로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감소했고, 평년과 달리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의류 판매 등 준내구재도 줄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보합(0.0%) 흐름을 나타냈다. 건설기성은 건축(3.9%) 및 토목(3.3%)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늘어 3.8% 증가했다. 다만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향후 수요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3으로 전월과 같았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2로 0.1p 하락해 4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어 심의관은 "광공업 생산이 부진했고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도 주춤하면서 경기 회복 또는 개선 흐름이 약화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대외 이슈를 중심으로 하방 요인이 많기 때문에 수출과 제조업은 둔화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내수가 회복 흐름을 유지해 내느냐가 중요한 관건인데, 물가가 아직 높은 수준이고 금리도 상승세인 만큼 향후 경기 흐름은 불확실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