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ㆍ중 이어 유럽도 공급망 구축
포스코, AI 제어 시스템 구축
기업, 유연근무 도입 등 안간힘
경영환경이 빠른 속도로 바뀌면서 기업들이 적자생존(適者生存)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대전환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패권, 디지털, 기업문화 등에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현재 기업들은 변화하든지, 도태하든지 두 가지의 가혹한 갈림길 앞에 서 있다.
글로벌 경제 변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패권 대전환이다. 글로벌 경제 패권은 이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중심으로 다른 지역이 크고 작은 블록 경제를 형성하는 다극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 등을 연이어 제정하며 자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올해 3월 주요 원자재에 대한 역내 공급망 구축 및 역외 의존도 축소를 위한 ‘핵심원자재법(CRMA)’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처럼 개별 국가 혹은 지역이 배타적인 공급망 구축에 나서며 기업들은 해당 법이 요구하는 생산 및 공급 체계를 마련할 필요성이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시대적 전환에도 접어들었다. 디지털 경험, 인공지능, 로봇, 새로운 혁신 기술의 필요성 증대 등 감염병 위기가 앞당긴 기술적 측면이 사회 변화 추세를 가속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포스코는 전통적 제조사업 방식을 탈피하고 ‘디지털 전환’을 경쟁력의 핵심 공략으로 추진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공장 프로세스에 세계 최초로 AI(인공지능) 제어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성과 품질을 개선했다. 특히 학계, 중소기업, 창업기업 등 지역 생태계와 협력을 통해 독자적인 스마트 공장 플랫폼을 구축해냈다.
다만 디지털 전환 시대 속에서 기업 간,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업 대전환은 내부에서도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젊은 직원들에게 더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없어졌다. 이들은 더 나은 보상을 보장하는 곳이라면 미련 없이 다른 곳으로 떠난다.
젊은 직원들의 직장에 대한 인식이 바뀌자 기업들의 근무환경도 변하고 있다.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거나 사내 복지를 확대하는 등 조직의 미래를 이끌 젊은 인력이 이탈하는 것을 막는 데 열중이다. 성과에 따른 즉각적인 보상과 더불어 합리적인 성과급 기준을 마련하는 등 능력주의에 입각한 인사제도도 마련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기업들의 변화가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할 정도로 일반적인 정도보다 훨씬 큰 규모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경영환경이 악화하면서 생존을 결정하는 리스크도 커졌기에 기업들이 절박하게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