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법인세율을 인하하면 뭐가 좋을까

입력 2022-12-22 05:00 수정 2022-12-2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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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차장

기획재정부는 이달 13일 '법인세제 개편은 투자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했다. 주 내용은 법인세 부담을 완화해줘야 우리 기업이 경쟁국 주요 기업들과 평평한 운동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기재부 자료만 보면 맞는 말이다. 2019년 기준 전체기업의 실효세율(지방세 포함)은 21.4%로 미국 14.8%, 일본 18.7%, 영국 19.8%보다 높았다. 기본적으로 출발선이 같아야 제대로 경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대표적으로 불과 4년 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지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같은 달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00개 정도 기업이 혜택을 보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낮추면 투자가 늘 거라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김 지사는 "기업이 투자를 결정하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지금의 경제 상황은 법인세 때문에 기업이 투자를 안 하는 상황이 아니다"며 "오히려 경제 위기에 대처하는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 기업을 옥죄는 규제 철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보는 경제학원론을 집필한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도 6월 16일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법인세율 인하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법인세율 인하가 투자의 획기적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는 연구 결과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재밌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4월에 대기업을 포함한 107개 기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윤 정부가 우선 추진해야 할 기업 관련 법 정비에서 법인세 인하를 원하는 응답 기업은 10곳 중 2곳(21.1%)에 불과했다. 어렵다. 한쪽에서는 법인세율을 인하하면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하지만 한쪽에선 그런 것은 신기루라고 한다.

세제 정책을 가진 기재부를 출입하면 한 번쯤 법인세율 인하 혹은 인상 효과에 관한 기사를 써야 한다. 정권이 진보-보수로 10년마다 바뀌는 10년 주기설에서 이제는 5년 주기설로 바뀌다 보니 5년마다 법인세율 인하냐 인상이냐를 놓고 써야 할 처지다. 지금이 딱 그 시절이다.

법인세율 인하에 관해 어떤 기사를 써야 할까 고민을 하다 갑자기 궁금증이 생겼다. 생각해보니 이명박 정부에서 이미 법인세율을 인하한 적이 있었다. 문제는 많은 자료를 찾아봤지만 정확하게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분석한 것은 기자가 견문이 적은 탓인지 안타깝게도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물론 총투자가 100조 원 이상 증가했다거나 경제 성장이 촉진된 해외 사례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연구결과는 아니다.

현재 여야가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안한 법인세율 1%포인트(p) 인하안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조만간 결정될 텐데 이번 기회에 법인세 인하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엄밀한 실증분석을 통해 밝혀보면 어떨까. 정부에 맡기면 분석 결과가 공평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으니 대표적인 세제를 연구하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민간에서는 납세자연맹이 나서서 현 정부에서 법인세율 인하로 어떤 경제적인 효과가 있었는지 분석해서 발표하는 시나리오다. 충분히 현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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