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역에 가고 싶다] 국립생태원을 품은 ‘장항역’

입력 2022-12-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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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역은 1930년 11월 보통역으로 서천군 장항읍에서 영업을 개시하였다. 장항이란 역명은 같은 이름의 지명에서 유래한 것으로, 금강 하류에 돌출한 황금봉의 길목에 위치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쪽과 남쪽으로 황해와 금강을 두고 장항선 철길이 있어 수륙교통이 편리한 지역이다. 특히 장항역은 장항선의 종착역으로 오래전부터 물류거점으로 역할하였으며, 현재도 장항화물선이 분기하는 철도역이다. 2008년 군산~장항 철도 연결로 구 마석리에 신장항역이 들어서면서 옛 장항선은 장항화물역으로 이름이 변경되었는데, 2019년 과거 물류거점이던 옛 장항역, 장항화물역이 새로운 이름으로 탄생한다.

옛 장항역은 1976년 역사를 신축 준공한 것으로, 화물홈과 야적장을 갖춘 장항지역 발전의 상징이었다. 이제 옛 장항역에는 더 이상 여객 열차가 다니지 않지만, 여전히 장항의 역사는 그곳에 있다. 옛 장항역의 모습과 역사적 가치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새로움을 더해 문화예술의 장을 형성한 장항도시탐험역이다. 탐험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독특함이 전면 유리창과 천장 조명에도 그대로 묻어난다. 장항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장항이야기 뮤지엄과 휴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도시탐험카페, 그리고 장항의 중심에 위치했던 역사의 장점을 살려 장항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도시탐험전망대 등으로 구성되었다.

미곡 수탈을 위한 장항 미곡 창고(등록문화재 제591호)는 일제강점기 장항의 아픔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준다. 1936년 전쟁 물자를 조달하기 위한 일제의 야욕으로 장항제련소가 세워졌다. 주요 공장과 용광로가 들어서고, 다음 해에는 90m 높이의 굴뚝이 들어섰다. 광복 후 장항제련소는 우리나라의 비철금속 제련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고 1976년에 달성한 제련 양만 5만t에 달한다. 장항제련소와 함께 장항 지역의 발전을 끌어왔던 장항역. 그러나 급격한 산업화는 발전과 함께 환경오염, 도시문제를 낳았다.

2008년 옛 장항역이 장항화물역으로 변하고 4km 떨어진 마서면에 새롭게 건설된 장항역은 장항의 새로운 미래를 상징한다. 도심과는 거리가 멀어졌지만 바로 옆에 국립생태원<사진>이 위치하여 미래의 환경 친화 도시를 경험하게 해주는 곳이다. 국립생태원은 한반도를 포함한 세계 5대 기후와 그곳의 생태계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이다. 그중 에코리움은 살아있는 생태전시공간으로, 식물 1900여 종, 동물 280여 종이 전시되어 있으며, 기후별 생태계 조성을 통해 생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또한 야외전시공간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습지 생태계와 연못 생태계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장항선은 조선 경남 철도주식회사에 의해 건설된 사설 철도 노선으로 충남선이라 불렸으며, 1922년 천안~온양온천 구간 개통에 이어 1931년 남포~판교 구간이 개통되면서 전 구간이 연결되었다. 충남선은 해방 이후인 1946년 5월 사설 철도의 국유화정책으로 국유화되었고, 1955년 6월 14일에는 장항선으로 개칭되었다. 장항선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은 기존 종착역이 장항읍에 위치한 장항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장항선은 장항읍을 지나가지 않는다. 2007년 12월 장항선과 군산선이 연결되면서 새로운 장항역은 장항읍이 아니라 마서면에 위치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2008년 1월 1일에는 장항과 군산 연결선이 개통하면서 군산선 일부 구간(대야~익산)을 장항선이 흡수하였고, 종착역 또한 장항역에서 익산역으로 변경되었다.

자료=국가철도공단 ‘한국의 철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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