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해제’ 반가운 유통가…숙취해소제·색조화장품 매출 ‘껑충’

입력 2023-02-02 16:00 수정 2023-02-0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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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하루 앞둔 1월 29일 유통업계가 ‘노마스크’ 기대감으로 색조 화장 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서울의 한 화장품 매장에 시민들이 북적이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하루 앞둔 1월 29일 유통업계가 ‘노마스크’ 기대감으로 색조 화장 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서울의 한 화장품 매장에 시민들이 북적이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30대 여성 직장인 A 씨는 연초를 맞아 갑자기 늘어나는 회식 자리 때문에 일정을 챙기기 바쁘다. 동료의 승진 축하 기념 회식을 비롯해 직장 상사 자녀의 대학 합격 축하 회식도 있다. 최근에는 실내외 노마스크까지 시행되며 저녁 약속을 잡자는 연락도 부쩍 늘었다. A 씨는 오랜만에 온라인 쇼핑몰에서 숙취해소제를 주문하고, 주말에는 백화점에 들러 립스틱과 아이라이너 등 색조 화장품을 구매할 예정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840일 만에 마스크를 벗게 되면서 유통가에 활기가 돌고 있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질 때마다 매출이 치솟았던 주류와 화장품은 물론 숙취해소제 매출 오름세에 관련 기업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관련 기업들은 라인업을 확대해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새로운 광고로 고객 몰이에 나섰다.

2일 GS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GS25의 1월 숙취해소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8.6% 치솟았다. 편의점 CU도 숙취해소음료 매출이 지난해 보다 18.3% 올랐다. 편의점 관계자는 “실내 노마스크 시행이 본격화하면서 회식자리가 늘었고, 대학들의 MT 등 단체 술자리가 많아져 숙취해소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전망했다.

숙취해소제 제조사들도 웃었다. HK이노엔이 지난해 3월 내놓은 컨디션 스틱의 경우 작년 12월 매출은 3월과 비교해 54% 상승했다. 또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월평균 10%씩 판매량이 늘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가 단계적으로 이뤄지며 지난해 숙취해소제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했다”면서 “본격적인 엔데믹에 숙취해소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HK이노엔)
(사진제공=HK이노엔)

실제 숙취해소제는 거리두기 정책 효과가 반영되는 대표 상품으로 꼽힌다. 수도권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됐던 2021년 2월 숙취해소제 매출은 전달대비 37.2% 늘었고,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가 시행된 그해 11월 매출은 전월대비 50.3% 급증했다.

식당과 주점 등의 영업시간이 오후 9시에서 10시까지로 1시간 늘어난 지난해 2월에는 숙취해소 음료 매출은 전주 대비 20%가량 증가했고, 영업시간이 오후 11시로 확대됨에 따라 숙취해소음료 매출은 전주대비 다시 약 25% 더 뛰었다.

이에 숙취해소제 업체들은 실내 노마스크 시행에 맞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숙취해소제 음료 시장 점유율 약 45%로 업계 1위인 HK이노엔은 지난해 출시한 젤리형 숙취해소제 컨디션 스틱의 모델로 가수 박재범을 최근 발탁했다. HK이노엔은 컨디션 광고와 함께 박재범의 인터뷰, 댄스 크루 홀리뱅과 MVP의 다채로운 숏폼 콘텐츠들로 Gen-Z(Z세대) 소비자를 겨냥한다.

삼양사는 2013년 환 제형 출시를 시작으로 2019년 스틱형에 이어 이달 1일 음료 제형의 숙취해소 신제품 ‘상쾌환 부스터(BOOSTER)’를 내놨다. 롯데칠성음료는 숙취해소음료 ‘깨수깡’의 신규 광고를 선보였다. 또한 코스맥스엔비티은 지난달 남태평양 지역에 서식하는 열대 식물 ‘노니’로 만든 숙취해소소재 ‘노니트리(Nonitri)’를 개발해 삼진제약의 ‘파티히어로’라는 제품으로 팔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주류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실제 지난달 CU의 주류 매출은 작년 1월보다 6.9% 올랐고, GS25에서는 프리미엄 소주는 435%, 스파클링 화이트 와인 매출은 90.1% 신장했다. 대학생 오리엔테이션과 개강 및 MT가 이어지는 2월과 3월에 주류업계는 마케팅에 힘을 줄 예정이다.

하이트진로는 프리미엄 라이트 맥주 ‘에스(S)’에서 칼로리를 낮춘 ‘에스 라이트(S-LIGHT)’를 최근 내놓고, ‘쏘맥’ 제조에 최적화된 ‘테라 쏘맥타워’의 신규 광고를 선보인다. 오비맥주도 한잔을 통해 직장 동료를 응원하는 콘셉트의 2023년 신규 TV 광고를 공개하고, 유명 맥주 프랜차이즈와의 협업을 통해 ‘카스 한 잔 세트 메뉴’를 판매하는 해피아워 이벤트를 펼친다.

화장품업체들도 노마스크가 반갑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유통하는 색조화장품 아워글래스의 1월 매출은 지난해 1월보다 109% 증가했다. 특히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일인 1월 30일 전후 5일간(1월 28일~2월 1일) 매출은 149% 급증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홈쇼핑 GS샵에서는 지난달 25∼31일 색조메이크업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 증가했고, 립스틱과 틴트 등 립 메이크업 매출은 604%나 늘었다.

유통업계는 노마스크로 화장품 구매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롯데백화점은 2월부터 ‘블루밍 뷰티 위크’를 테마로 뷰티 상품군 이벤트를 진행한다.

더현대 서울에서는 4일까지 일본의 뷰티 브랜드 ‘나스(NARS)’의 메이크업 쇼가 열리고, 내달 9~12일에는 ‘디올 뷰티’ 팝업을 운영한다. GS샵은 이달 4일부터 10일까지 베리홉, 메디큐브, 가히, 에이지투웨니스 등이 참여하는 뷰티 특집 방송을 편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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