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재배면적 감축에 농기계 업계 ‘비상’…정부와 해법 찾는다

입력 2023-03-1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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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소비심리 위축 등 올해 농기계 내수 부진 예상…대응책은 수출
농기계업체 대표들, 21일 정황근 농림부 장관 만나 수출 전략 모색

▲7일 강원 강릉시 경포동 들녘에서 트랙터가 밭갈이하며 농사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강원 강릉시 경포동 들녘에서 트랙터가 밭갈이하며 농사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쌀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올해 벼 재배면적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농기계 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감축안이 벼농사에 필요한 농기계의 내수 판매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21일 내수 부진 대책으로 정부와 수출 전략을 모색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생산을 줄이기 위해 벼 재배면적을 지난해보다 3만 7000ha 줄이기로 했다. 쌀 소비는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생산량은 늘어나고 있어서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37만5000t(톤) 증가하면서 쌀값이 연초 20kg당 5만889원에서 9월 말 4만393원까지 떨어졌다.

벼농사가 줄어들면 연쇄적으로 농기계 수요도 감소한다. 벼농사에는 트랙터와 콤바인, 이앙기, 파종기 등 농기계가 사용된다. 농기계 업계는 쌀값 하락과 수확량 감소, 농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올해 내수 시장이 부진할 것으로 바라봤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트랙터 내수 시장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축소된 보합세를 보여 약 1만1000대 내외, 5100억 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농기계 업체들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대동과 TYM 등은 내수 부진을 만회하는 차원에서 농기계 수출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두 업체의 지난해 매출액 가운데 수출 비중이 65%를 차지하고 있다. 수출국도 늘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주로 북미 이외에 수출국은 마땅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을 타개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는 이 같은 겹악재를 막기 위해 정부와도 힘을 합친다. 당장 21일 정황근 농림부 장관을 만나 수출 전략을 모색한다. 농림부는 오는 21일 충북 천안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에서 농기계 업계 대표들과 수출 전략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대동과 TYM, LS엠트론 등 대표이사, 농기계학회, 농기계협동조합, 한국농업진흥원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농림부가 지난 1월 구성한 ‘K푸드 플러스 수출확대 추진본부’의 일환이다”며 “각 업계를 만나 수출 확대 정책 방향을 전달하고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추진본부는 정황근 농림부 장관이 직접 본부장을 맡아 농식품, 스마트팜, 농기자재 등 연관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민·관 협의체다. 농기자재 업계는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 5대 농기계 박람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신규 거래선을 발굴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또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부품 수출 후 현지 완제품 조립으로 시장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했다.

농기계 업계 관계자는 “농기계 업체들이 정부를 만나는 건 이례적이다”며 “현재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시장에 기회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어 판로 개척 등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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