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가운데, 이달 역시 마이너스의 늪을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한국 수출의 주력 품목인 반도체는 35.5%에 달하는 감소세를 보였고 주력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 역시 -23.4%에 달했다. 무역적자도 계속되며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300억 달러에 육박, 지난해 전체 무역적자의 60%를 훌쩍 넘었다.
관세청이 22일 발표한 5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24억43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감소했다. 다만 이 기간 조업일수는 14.5일로 지난해 15일보다 0.5일 적어 이를 고려하면 일평균 수출액은 22억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2% 줄었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4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이 월간 기준 7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14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한 이후 3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품목별로 보면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1년 전보다 35.5% 줄었다. 반도체는 지난달까지 월간 기준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석유제품(-33.0%), 정밀기기(-20.9%), 선박(-58.3%), 가전제품(-36.6%) 등 주요 품목 중 승용차(54.7%)를 제외한 모든 품목이 감소세를 보였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23.4% 감소했다. 대중 수출의 감소세는 지난달까지 11개월째로 1년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 확실시된다. 특히 미국(-2.0%), 유럽연합(-1.1%), 베트남(-15.7%), 일본(-13.9%) 등도 감소세를 보이며 주요 수출국 중 수출이 늘어난 국가는 한 나라도 없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367억4700만 달러로 15.3% 감소했다.
원유(-21.2%), 석탄(-41.1%), 가스(-14.3%) 등 3대 에너지 수입원이 모두 줄고 반도체 역시 15.4%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EU(5.4%), 말레이시아(34.5%) 등으로부터 수입이 늘고 중국(-15.7%), 미국(-17.7%), 사우디아라비아(-34.8%) 등은 줄었다.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43억4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41억9300만달러 적자)보다는 적자 규모가 늘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14개월 이상 무역적자가 이어진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까지 29개월 연속으로 무역적자가 난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는 295억4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적자(478억달러)의 62%에 달하는 액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