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나?”…이유 있는 ‘스노우 AI 프로필’ 인기 [요즘, 이거]

입력 2023-06-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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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어머, 선생님. 진정 이 얼굴이 제가 맞나요?

힘들게 살을 빼고, 어렵게 예약한 메이크업 샵에 들러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셋팅을 완료한 뒤, 더 어렵게 예약한 스튜디오로 향합니다. 꿈꿔왔던 프로필 촬영을 위해서죠. 연예인들이 포털사이트와 홈페이지에 올리는 그 ‘프로필 사진’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필수 절차인데요.

이게 끝이 아니죠. 진정한 마무리. 전문가님의 뼈를 깎고 살을 깎는 보정 작업을 거쳐야만 진정한 ‘프로필 사진’이 내 손에 들어옵니다.

사진을 받아보고 행복에 가득한 것도 잠시, 그 모든 과정을 돌아보며 현타 아닌 현타도 몰려오곤 하는데요. 그런데 기간을 하루 혹은 1시간으로 줄여주는 프로필이 등장했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프로필 사진에도 AI가 출동했죠. 바로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에서 출시한 ‘AI 프로필’ 서비스인데요.

자신의 셀카 10~20장을 넣은 후, 입력된 이미지를 통해 AI가 다양한 콘셉트의 이미지 사진을 제작해 주는 인공지능 서비스입니다. 휴대폰에 가득한 내 셀카만 있으면 프로필 사진을 떡 하니 얻을 수 있는데요.

가격 또한 매우 저렴하죠. 프로필 사진을 찍는 비용이 메이크업을 제외하고도 최소 약 10만 원부터 시작하는 것에 비해 이 ‘AI 프로필’은 천원 단위로 끝나는데요. 1시간 이내 사진을 받아보려면 6600원, 24시간 내 받아보려면 3300원이면 됩니다.

저렴함과 호기심이 이 ‘AI 프로필’에 집중됐죠. 다른 이들의 사진도 하나둘 SNS에 올라오며 ‘내 얼굴은 혹시?’라는 왠지 모를 기대감이 끌어 오르게 했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하지만 이 생각이 모두 같았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몰려도 너무 몰린 거죠. ‘AI 프로필’이라는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이미 거절당했습니다. ‘현재 AI 프로필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하여, 서비스 이용이 지연되고 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만 몇 번째.

스노우 측도 단기간에 이용자가 몰리며 서버가 다운되자, 또 다른 안내 문구를 추가했는데요. ‘조금 더 원활한 이용을 위해서는 새벽 또는 이른 시간대에 이용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라며 시간대까지 알려주는 친절함을 더했죠.

겨우 사진을 선택하라는 창이 뜨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 20장을 선택했던 순간. 또다시 뜨는 안내창에 악을 쓰길 여러 번, 드디어 결제의 순간이 왔습니다.

24시간 이내와 1시간 이내의 선택권 따윈 없었죠. 반값인 24시간 이내는 이미 ‘솔드아웃’이 떡하니 붙어있었으니깐요.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이 아까웠기에 6600원을 선택하고 또 기다립니다. 같이 결과를 기다리는 인원이 863명이라며 알려왔기 때문인데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그리고서 받아든 ‘AI 프로필’. 다들 만족했을까요? 대체로 반응들은 “대체 누구세요?”였는데요. 내 셀카가 이렇게 사기인가, 혹은 내 얼굴은 AI가 이렇게 받아들이는 건가. 여러 의문이 솟아올랐죠.

이미 셀카가 보정이 들어간 데다, AI 프로필은 거기에 추가 보정을 더하다 보니 그 결과물이 나와는 상반된 모습이 많았는데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30장이나 준 덕에 30장 중 내 얼굴 비율이 많이 함유(?)된 사진을 몇 장은 건질 수 있었다는 겁니다.

묘하게 다른 느낌은 20장 중에 ‘쌩얼 셀카’를 넣으면 무마된다는 팁도 쏟아졌는데요. 특히 한 방향이 아닌 여러 방향의 쌩얼을 넣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는 평이었죠. 여러 팁에 프로필 사진을 1번으로 끝내지 않았는데요. 두세 번은 거쳐 얻어낸 ‘AI 프로필’을 받아보고서야 만족했다는 후기가 전해오고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완벽한 가성비 ‘프로필 사진’을 얻었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과한 보정에 불만족스러운 반응, 두 가지 모두 존재하는데요. 부정적인 쪽은 어떤 사진을 넣어도 ‘화장’과 ‘보정’, 또 같은 디자인으로 집어넣어 개인마다 다른 외적 특성을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으죠.

긍정적인 쪽은 오히려 한발 더 나아갔는데요. 실물보다 낫다며 주민등록증 사진이나 이력서 사진에 넣고 싶다고 외쳤습니다. 사진과 다른 실물에 합격이 취소될 수 있다며 애써 말리는 분위기죠. 품을 들이지 않고 비슷한 사진을 얻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박수를 보내는 중입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앱 ‘스노우’의 서비스 인기는 ‘AI 프로필’ 이전에도 여러 사례가 있는데요. 많은 이들이 모두 한 번씩은 해봤다는 그 서비스들이죠. ‘닮은 유명인 찾기’와 ‘미래 2세 얼굴’인데요. 자신의 셀카를 넣으면 비슷한 유명인을 찾아주는 서비스와, 남녀의 사진을 넣으면 미래 2세 아들, 딸의 얼굴을 보여주는 서비스였는데요.

예쁘고 멋진 연예인보다 생각지도 못한 ‘유명인’이 튀어나오며 폭소 가득한 후기가 나오기도 하고, “2세가 외국인으로 나왔다”라며 자신의 셀카 사기 능력을 뽐내(?)는 일도 있었죠. 해당 서비스들은 SNS에 ‘나도 해봤다’라며 게시글이 연이어 게재되며 입소문을 탔는데요. 이번 ‘AI 프로필’도 이와 같죠. 지금 SNS 곳곳에는 같은 듯 다른 듯한 ‘한 스튜디오’에서 전 국민이 촬영한 프로필 사진이 넘쳐나는 중입니다.

가성비 넘치는 프로필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인 ‘AI 프로필’. 사실 이 사진을 마주했을 때 오히려 이 사진을 들고 병원을 가면 ‘수술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기도 했는데요.

사진으로라도 내 ‘튜닝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오늘도 ‘완벽한 사진’을 찾기 위해 프로필 경쟁에 합류를 도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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