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가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고 채수근(20) 상병의 빈소에 채 상병의 부친을 한자로 ‘아버지 부(父)’가 아닌 ‘지아비 부(夫)’로 잘못 표기했다가 뒤늦게 바로잡았다.
21일 해병대는 전날부터 경북 포항의 해병대 1사단 내 체육관인 ‘김대식관’에 채 상병 빈소를 마련해 조문받고 있다. 하지만 채 상병 빈소 알림판의 아버지를 표기하는 곳에 ‘아버지 부’ 대신 ‘지아비 부’ 자를 쓴 것으로 확인됐다.
뒤늦게 사실을 인지한 해병대 측은 ‘아버지 부’로 한자를 고쳤다. 해병대 관계자는 “어이없는 실수를 했고 고인과 유가족에게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한편 해병대는 채 상병을 일병에서 상병으로 추서했다. 여야 정치권도 숨진 장병에 대해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주문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고인의 숭고한 헌신과 희생을 숙연하고 정중한 마음으로 기리고 최대한의 예우를 해야 하겠다. 관계 당국은 수색 구조와 피해 복구 과정에서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안전조치를 해주길 당부한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또다시 반복된 인재다. 왜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라면서 “살인 아니냐는 유가족분들의 애끓는 절규와 허망함에 주저앉아 버린 동료 전우들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진다. 부디 더 이상의 인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고 촉구했다.
채 상병은 27년간 국가를 위해 봉사해온 전북지역 한 소방관의 외동아들이자 한 집안의 장손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중반 임용된 채 상병의 부친과 그의 아내는 결혼 10년 만에 채 상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 상병에게는 보국훈장이 추서된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은 이날 오후 채 상병의 빈소를 찾아 보국훈장 광복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군 당국은 그가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투입됐다가 순직한 일에 대해 잘못을 시인하고 대국민 사과, 진상 조사와 책임 규명, 재발 방지책 수립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