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폭 올라도, 흰우유 소비자가 3000원 넘길듯
낙농가와 우유업계 간 원유(原乳) 가격 협상이 이번 주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당초 협상 기한은 지난달 말까지였으나, 인상폭에 대한 이해당사자 간 의견 차이로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24일 오후 2시 원유 가격 협상을 진행한다.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정부와 낙농가, 유업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다.
소위원회는 지난달 9일부터 올해 원유 가격 인상폭을 정하기 위해 협상을 이어왔다. 하지만 낙농가와 유업계간 의견 대립으로 당초 시한이었던 지난달을 넘겼고, 이달 19일 재협상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업계는 인상폭이 1리터(ℓ)당 69~104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본다.
낙농가는 지난해 국제 곡물 가격 급등으로 사료 가격이 올랐고, 인건비·전기료 등도 상승해 인상폭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유업계와 정부는 소비자 물가 부담을 고려해 인상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의견 차이가 커 빠르게 결론이 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에도 협상이 11월에야 마무리됐다.
다만 최소 인상폭인 69원만 올려도 ℓ당 원유 가격은 처음으로 1000원을 넘게 된다. 지난해 ℓ당 49원 인상하면서 현재 996원이기 때문이다.
원유 가격 인상폭이 결정되면 유업계는 이를 소비자가격에 반영한다. 지난해 49원 인상 당시 유업계는 우유 가격을 약 10% 수준에서 올린 바 있다. 이에 따라 ℓ당 흰우유 소비자가격은 2800원 안팎 수준으로 올랐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인상폭이 크기 때문에 흰우유 소비자가격은 리터당 3000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특히 원유 가격 인상은 아이스크림, 빵, 치즈 등 식음료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외식 물가까지 연쇄적으로 오를 수 있다.
정부는 이달 7일 유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과도한 가격 인상 자체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마로 채소 등 다른 품목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원유 가격 결정이 더욱 미뤄질 수 있다”며 “원유는 우유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인상 시 대부분 업체가 제품 가격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