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녹조에서 나온 독소가 수돗물에서 검출됐다거나 공기로 확산한다는 주장에 대해 공개검증을 벌인다.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녹조가 확산함에 따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녹조에 대한 우려가 또다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정부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사단법인 한국물환경학회에 '수돗물과 에어로졸 내 조류 독소 유무'의 검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회에 검증 전문가위원회 구성을 요청한 환경부는 검증에 관여하지 않고 행정적 지원만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학회는 아직 응답을 주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번 검증 요청은 최근 불볕더위로 녹조 현상 때문에 초록빛을 띄는 하천을 의미하는 '녹조라떼'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1일 수도권 식수원인 소양호에 1973년 소양강댐이 만들어진 지 50년 만에 처음으로 녹조가 대량 발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특히, 환경단체 등이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 하나인 마이크로시스티스 세포 내 존재하는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이 수돗물에서 검출됐다거나 에어로졸 형태로 강 주변에 퍼지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자 정부가 공개검증을 통해 국민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미 지난해 환경단체가 낙동강이 식수원인 대구·경남·부산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주장, 이에 환경부는 마이크로시스틴은 정수 과정에서 99.98% 제거돼 수돗물에서 검출되기 불가능하고 실제 검출되지 않았다고 여름철 내내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또, 남조류(남세균)가 에어로졸 형태로 확산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는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낙동강 대구·경남·부산 권역 주요 지점에서 3차에 걸쳐 남세균이 공기 중 확산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하천에서 유래한 조류 독소를 포함한 에어로졸이 인근으로 확산해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용역으로 검토 중"이라면서 "외국에도 연구가 많지 않으나 관련 연구에서 인체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검토됐다"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4월부터 하천 유래 에어로졸이 수상스키 등 친수활동을 즐기는 사람이나 주변 지역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애초 환경부는 이번 공개검증을 환경단체와 함께 추진하려 했으나 환경부는 환경부와 환경단체는 검증작업을 수행할 전문가를 추천하고 빠지자는 입장을, 환경단체는 환경부와 환경단체 모두 검증에 참여하자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