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이 전 분기 통틀어 역대 최저치인 0.70명을 기록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 현상이 더 심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3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2분기(4~6월) 합계출산율은 0.7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0.05명 감소했다. 전체 분기를 통틀어 가장 적은 수치다. 분기별 합계출산율은 2019년 2분기부터 17개 분기 연속 1명 아래를 기록하게 됐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2분기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로 내려간 것은 여성 한 명이 평생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 기조가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연간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치인 0.78명을 기록했는데 올해 남은 3분기, 4분기에 저출산 기조가 더 심화하면 올해 연간 합계출산율이 0.7명 선 붕괴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0명대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한 석학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인종·성별·계급 분야 전문가인 미국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주립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방영된 E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한국의 낮은 합계출산율에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그 정도로 낮은 수치의 출산율은 들어본 적도 없어요"라고 말하며 머리를 부여잡은 장면이 큰 화제됐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시도별로는 서울의 합계출산율이 0.53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적었다. 반면 전남과 세종이 각각 0.94명으로 가장 많았다.
2분기 출생아 수는 5만6087명으로 전년동기보다 4062명(6.8%) 줄었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2분기 기준으로 역대 가장 적은 수치다. 출생아 수는 2016년 1분기부터 분기 기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6월만 놓고 보면 출생아 수는 1년 전보다 300명(1.6%) 감소한 1만8615명으로 같은 달 기준 가장 적었다. 출생아 수는 2022년 10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세다.
시도별 출생아 수는 대구, 대전 등 6개 시도는 증가하고, 서울, 부산 등 11개 시도는 감소했다.
2분기 출생아 수 구성비를 보면 첫째아가 63.7%로 1년 전보다 2.0%포인트(p) 늘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이후 2분기 기준 비중이 가장 컸다.
둘째아 비중은 29.9%, 셋째아 이상은 6.4%로 각각 1.3%p, 0.7%p 감소했다.
아이를 출산하기까지의 평균 결혼 기간은 3.87년으로 1년 전보다 0.10년 늘었다. 특히 첫째아를 출산하기까지 기간이 2.84년으로 0.10년 늘었다. 결혼 이후 첫 아이를 낳는 게 더 늦어졌다는 의미다.
2분기 사망자 수는 코로나19 완화 등으로 1년 전보다 7142명(7.9%) 줄어든 8만3359명으로 집계됐다. 6월 사망자 수는 2만6820명으로 1900명(7.6%) 늘었다. 고령화 추세로 사망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월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웃돌면서 인구는 8205명 자연 감소했다. 2019년 11월부터 44개월째 감소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