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바이오가 미래 인류를 이끌어 갈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HLB이노베이션은 이를 바탕으로 ‘인간을 위한 기술, 반도체와 바이오의 모범적 융합’이라는 비전을 수립했습니다.”
김홍철 HLB이노베이션 대표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바이오와 반도체 사업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기업을 성장시킬 것이라 밝혔다.
HLB이노베이션은 올해 HLB그룹으로 편입되며 큰 변화를 맞이했다. HLB그룹은 올해 2월 반도체 부품 기업 피에스엠씨(PSMC)를 인수 후 HLB이노베이션으로 사명을 바꾸고 바이오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HLB이노베이션의 주력 사업은 반도체 부품 생산이다. 이곳에서 반도체 생산을 위해 필요한 리드프레임, 파워모듈, 프리몰드, 초정밀 컨택 등 핵심 부품을 생산한다. 해당 제품은 가전, 자동차, 의료기기 등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인수 후 신설된 바이오 사업부에서는 HLB의 미국 그룹사이자 차세대 CAR-T(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 항암제를 개발 중인 베리스모 테라퓨틱스와 협력을 강화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5월 서울에 사무소를 개설했으며, 향후 지분 확대를 통해 바이오 사업과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반도체 리드프레임을 제작하는 반도체 사업부와 올해 상반기 출범한 바이오 사업부에서 각각의 목표를 수립하고 독립적인 책임경영을 진행하고 있다”며 “HLB가 잘하는 바이오 사업부를 설립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방향성을 잡고, 구체적인 부분은 계속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CAR-T 치료제 ‘SynKIR-110’은 올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패스트트랙을 지정받았고, 9월 고형암 환자 임상 1상에서 첫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 이 물질은 자연살해(NK) 면역세포의 수용체 구조와 유사한 멀티체인 수용체를 T세포에 발현시켜 만든 CAR-T 치료제 플랫폼 기반이다.
김 대표는 SynKIR-110이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뒤를 잇는 신약이 됐으면 하는 뜻도 피력했다. 현재 HLB그룹은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FDA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5월 간암 1차 치료제를 적응증으로 리보세라닙의 신약 판매 허가 신청서를 FDA에 제출한 상태다.
그는 “간암 치료제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양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허가를 받으면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며 “개발 중인 CAR-T 치료제가 그룹에서 리보세라닙을 이을 신약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도체 사업부가 자금 조달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기존 반도체 사업이 잘돼야 바이오 사업도 잘 될 수 있다”며 “그룹에서도 그런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 대표로 부임할 때도 반도체와 바이오의 독립 경영을 약속 받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의료설비 사업 진출과 향후 5년 이내에 현재 매출의 2배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제시했다.
그는 “현재 생산하고 있는 자동센서가 혈압 측정 장비에도 사용된다”며 “장기적으로는 헬스케어나 의료기기와 설비 산업으로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향후 5년 이내에 현재의 매출 2배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향후 지속적 성장이 예상되는 전장 반도체 생산에도 투자할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