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지난 4월 경상수지 흑자 폭이 한달 만에 축소된 주된 이유로 원화값의 가파른 절상 효과가 가장 컸다고 판단했다.
이영복 한국은행 국제수지팀잗은 4월중 국제수지 동향이 발표된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팀장은 원화값 절상과 관련해 "지난 3월 평균환율이 1462.00원을 나타냈지만 4월 평균환율 1341.90원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같은 기간 무려 120.10원이나 절상된 효과가 4월 국제수지를 구성하는 여러 항목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화값이 가파른 절상 기조로 접어들면서 여행수지는 3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됐고 송금수지도 적자로 돌아선 모습"이라며 "파생상품금융수지의 순유출 규모 역시 환율 하락에 따른 파생금융 거래 손실액 감소로 큰 폭으로 축소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팀장은 외국인 배당금 지급 등 계절조정변동계열 요인도 흑자 규모 축소에 한 몫했다고 평가했다.
이 팀장은 계절조정 이후 흑자 폭이 줄어든 이유로 "외국인 배당금 지급 등으로 소득수지의 적자 규모가 전월의 2억2000만달러에서 8억8000만달러로 확대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4월 국내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과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의 감소도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편, 그는 계절조정 이후 흑자 폭이 큰 이유에 대해 "계절조정은 특정한 달의 조업일수 등과 관계가 있는데, 소위 특정월 조업일수, 계절효과에 따른 요인이 얼마나 크냐를 감안해 계절 변동분을 제거한 것을 의미한다'며 "지난 4월 계절조정 후 흑자폭이 큰 것은 4월의 계절요소가 매우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례로 경상수지 흑자세 지속의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상품수지 흑자 폭이 전월(69억8000만달러)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12월 결산법인의 대외 배당금과 역시 무관치 않다"며 "통상 이 배당금은 3~4월에 집중돼 다른달에 비해 2배 이상 지급이 이뤄지는 게 정상이지만 올해는 기업실적 부진과 외국인 주식 지분율 감소로 배당금 지급이 줄어 계절조정 이후 흑자 폭이 확대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 팀장은 "오는 5월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의 흑자 폭이 조금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행수지와 경상이전수지 등도 마이너스 기록이 예상되는 등 약 30억달러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4월 배당금 지급이 마감됐기 때문에 소득수지 흑자 요인은 남아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