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만으론 생존 못하는데...올해도 '빈손'인 이유 [금융권 M&A 시계제로]

입력 2023-12-19 05:00 수정 2023-12-1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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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12-18 18:29)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의 최근 몇 년간 경영 전략 핵심 키워드는 인수합병(M&A)이었다. 비은행 부문인 보험사와 증권사가 집중 타깃이었고 캐피털, 저축은행 등 2금융권도 대상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주사들은 은행 중심의 수익 창출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는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이 월등히 앞선 데다 금리 하락기에 대비한 이자 수익구조의 한계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 3년간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은 M&A로 비은행 부문 역량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사업 다각화가 절실한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M&A 시계 제로가 지속될 경우 혁신금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KB금융은 누적 순이익(4조3704억 원)과 3분기 단일 기준 당기순익(1조3737억 원) 모두 최고치를 경신했다. ‘리딩금융’의 타이틀을 탈환한 배경에는 탄탄한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자리 잡고 있다. KB금융 계열사 중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 누적 기준 62.6%, 비은행 부문은 37.4%다. KB증권과 KB라이프생명의 누적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9%, 108.6% 급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4대 금융 중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8.39% 감소한 2조4383억 원의 누적 순익을 기록했다. 3분기 단일 기준은 0.04% 줄어든 8994억 원에 그쳤다.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모두 줄었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에 비은행 부문 강화는 생존과도 직결된다. 종합 금융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한 퍼즐을 맞추기 위해 부족한 비은행 부문을 채워야 하는 게 당면과제가 된 것이다. 실제 2020년 국내 4대 금융지주는 국내외에서 총 7건의 M&A를 성사시켰다. 같은 해 8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KB금융이 4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네오플럭스(현 신한벤처투자)와 더케이손해보험(현 하나손해보험)을 인수했다. 우리금융도 아주캐피탈을 샀다. 이는 지난 3년간 진행된 일부 지분 투자 방식이 아닌 완전한 경영권 인수 및 자회사 편입 방식이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뚜렷하다.

하지만 2021년부터 올해까지 금융지주사들에 온전한 M&A로 불릴 만한 딜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2021년에는 신한금융의 BNP파리바 카디프 손해보험 지분 매입이 전부였다. 지난해에는 신한금융의 신한EZ손해보험 출범을 포함해 6건에 불과했다. 추가 지분 인수를 통한 지배력 강화 차원의 M&A가 대부분이었다. 금융포트폴리오 완성, 비은행 부문 강화 등 M&A의 본질에 부합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 올해는 우리금융이 임종룡 회장 취임 직전인 2월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한 것이 유일하다. 이 외 온전한 금융권 M&A는 전무하다.

올해 M&A가 유력했던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실사 과정에서 포기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당시와 올해 신년사에서 비은행 재편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M&A를 강조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M&A가 절실하다. 우리은행의 그룹 내 순익 기여도 비중은 94.2%로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높다. 올해 3월 취임과 동시에 증권사 인수를 선언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첫 공식석상에서 “증권사 신설 대신 M&A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올해 ‘빈손’으로 끝났다.

시장에서는 계속되는 경기 악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리스크가 커진 데다 수조 원대의 충당금 적립과 ‘상생금융 시즌2’ 등 돈 들어갈 일이 많아지면서 금융지주사들이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상생금융의 경우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이자 캐시백 형식을 고려하면 5대은행별로 부담해야 할 금액은 2000억~4000억 원 수준에 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 강화는 생존과 직결된다”면서 “문제는 내년에도 대외적으로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있어 금융사들의 M&A 전략이 보수적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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