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세계 ‘마지막 마이너스 금리’ 일본은행, 금리 인상 신호 자제...엔화 가치 급락

입력 2023-12-19 16:21 수정 2023-12-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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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회의서 대규모 완화정책 유지
통화정책 전환 신호 없어 시장 실망
엔·달러 환율 143.78엔까지 치솟아
부작용 우려에 신중한 태도 보여
우에다 총재 “임금 인상·물가 상승 선순환 확인 필요”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일본은행(BOJ)이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지 않으면서 엔화 가치가 급락했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기준금리인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일본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지하는 현행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 폭 상한 목표도 1%로 그대로 뒀다.

일본은행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0월까지 19개월째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지만, 임금 상승을 수반하는 물가 안정 목표 달성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목표를 실현하기까지 물가, 임금 인상 동향을 더 파악하고 의미 있는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금융완화를 끈질기게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통화정책 유지는 이미 예상된 것이서 시장의 시선은 회의 결과보다는 향후 정책에 대한 암시로 쏠렸다. 일본에서는 최근 엔저에 따른 경제 부담이 부각되면서 7년간 고수해 온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조만간 손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판단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일본은행의 정책 수정과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맞물리게 되면 금리 차 축소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져 통화정책 운용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 당장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지 않더라도 정책 변경에 대한 방향성은 제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최근 일본은행 인사들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으면서 이러한 기대는 더욱 커졌다. 히미노 료조 일본은행 부총재는 6일 완화정책에서의 출구전략이 가계와 기업 등에 가져다주는 혜택을 언급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7일 “연말부터 내년까지 더욱 도전적인 상황이 될 것”이라고 한 발언도 마이너스 금리 해제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일본은행은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안내)’에서 마이너스 금리 해제 등 정책 정상화에 대한 신호를 특별히 보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일본은행이 이번에 문구 수정을 통해 마이너스 금리 종료 가능성을 보여줄 만한 신호를 보낼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는 현실화하지 않았다. 장기간 이어온 완화 정책을 급격하게 중단했다가 부작용을 겪을 수 있으므로 신중한 태도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 결과 발표 이후 엔화 가치는 하락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발표 전 142.63엔에서 최대 143.78엔까지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오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마이너스 금리 해제 조건인 ‘물가 2% 목표의 안정적 실현에 대해 “그 확률은 계속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이 실현될 수 있을지 아직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7일 발언으로 정책 변경 기대감을 높인 것에 대해서는 “더욱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의미에서 발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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