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여행 수요 회복세에도 불구, 지난해 면세업계의 매출은 오히려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면세점 매출은 12조451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매 월 1조 원을 조금 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에 비춰 12월 매출 예상분까지 반영하더라도 작년 한 해 매출액은 2020년 수준(15조5052억 원)에 못 미친다.
지난해 본격적인 엔데믹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회복세로 접어들었는데도 면세점 매출은 오히려 코로나 기간보다 못한 셈이다.
업계는 따이궁(중국인 보따리상) 감소와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입 지연을 실적 부진 원인으로 본다. 면세업계는 지난해 1분기부터 따이궁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율을 낮췄다. 수익성을 갉아먹는 따이궁 의존도를 줄인 것이다. 이 자리를 메워줄 유커도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에도 불구, 중국 내 경기 부진으로 구매력이 줄어든 데다가 여행 트렌드도 단체관광에서 개별 관광 중심으로 바뀐 탓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외국인 1인당 면세 소비 금액은 100만 원대였으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과 2022년 따이궁 효과로 각각 2555만 원, 1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따이궁 의존도를 줄인 지난해 11월 외국인 1인당 면세 소비 금액은 143만 원 선으로 내려왔다.
업계는 유커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까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내국인과 동남아시아 관광객으로 눈을 돌렸다. 다만 동남아 관광객보다 내국인의 객단가가 더 높은 만큼 내국인 공략에 더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객단가는 100달러, 내국인 객단가는 200~300달러 수준으로, 내국인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