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정부 지도자에 대한 기대감 사라져
인플레이션 둔화했지만 임금 인상률도 낮아져
‘아메리칸드림 유효하다’ 답변 36% 불과
미국인들이 경제 전망에 비관적인 이유는 자신의 장기적인 경제 기반이 취약하고 광범위한 사회적·정치적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WSJ은 “미국인들에게 계층 상승을 위한 학위 취득은 더는 유효한 투자로 여겨지지 않고 전쟁 등 지정학적인 갈등 고조는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정부 지도자들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미국인은 불안정한 상황을 타개할 지도자가 없다는 것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한 대형 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는 WSJ에 “정치인들을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힘들어하고 있다”며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석유와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지출 계획이 틀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보장제도에 의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노후를 대비한 저축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식당 주인은 “사람들은 희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그들은 분열된 미국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산층으로의 진입 조건으로 여겨지던 대학 학위도 무용하다는 생각도 퍼지고 있다. WSJ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인의 78%가 ‘자녀 세대가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것을 확신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는 관련 조사를 시작한 199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또 노력하면 출세가 보장된다는 ‘아메리칸드림’이 여전히 유효한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미국인은 36%에 불과했다. 약 10년 전에는 53%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미시간주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많은 사람이 대학에 진학해도 전공 분야에서 일하지 않고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직업을 위해 많은 학자금 대출을 부담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