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입학 정원이 2000명 늘어나는 것과 관련, 대통령실은 25일 "여러 추계 등을 통해 이뤄진 부분"이라는 말과 함께 "추계된 현재 인원은 계속 필요 인원으로 생각한다"고 입장을 냈다. 사실상 '의대 증원 2000명'과 관련 의료계와 타협 없이 유지할 것이라는 방침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5일 브리핑에서 "기본적으로 의사 충원이 필요했던 것은 이미 지난번에 말한 바와 같이 3000명 내외이지만, 여러 여건을 고려해 2000명 정도로 정부는 생각하는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의대 증원 규모를 의료계 측과 협의해 조율할 가능성은 있냐는 질문에 성 실장은 "교육부에서 다시 한번 전국 의과대학에 3월 4일까지 답변하도록 '어느 정도 (입학 정원) 증원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안다"며 "(전국에) 17개 의대가 50명 미만 소규모로 돼 있는데, 이런 곳은 원활한 운영을 위해 어느 정도 인원이 확충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의대 증원) 인원이 많은 게 아니라 30여 년간 한 명도 의대 인원 증원이 되지 못한 관계로 감소된 인원이 누적해 7000명에 이를 정도로 감소 상태가 유지되는 현재 상황을 반영해 (의대 증원 2000명이)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의대 증원 2000명' 방침과 관련, 지역 의대 신설 부분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각 의대에 처음 확인한 '교육 가능 인원'은 최소 2100명에서 최대 3000명까지인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내달 4일까지 각 의대로부터 확인되는 '교육 가능 인원'이 최소 2000명 밑으로 떨어질 때다. 정부가 '의대 증원 2000명' 조율에 타협하지 않는다면, 의대 교육 가능 인원을 맞추기 위해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지역 의대 신설'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결정된 사안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성 실장은 의대 증원 관련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사태가 '강 대 강'으로 치닫는 상황과 관련 "기본적인 정부 입장은 환자를 떠나는 일이 없도록 간곡히 부탁드리고, 환자 곁에 있어 달라(이다)"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환자 곁을 지키는 의사, 간호사들이 계시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드린다"고 했다.
김수경 대변인도 같은 날 오후 브리핑에서 "의료인들의 현장 이탈로 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을까 국민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의료인들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환자의 곁을 지켜주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24일 '그간 정부가 필수의료와 지방 의료 붕괴 주요 원인인 저수가와 진료전달체계 미비, 의료사고 시 의사의 법적 보호 시스템의 부재 등 원인을 해결하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고, 이제 와서 갑자기 2000명 의대 증원 증원을 발표했다'는 취지로 성명을 낸 데 대해 정면 반박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같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성명과 관련 "사실과 다르다"며 "윤 대통령은 의료 현장에 관심을 갖고 의사, 환자와 보호자, 전문가 의견에 귀 기울여 왔고, 지역 의료 및 필수 의료 강화 방안 마련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는 지난해 1월 필수의료 지원대책부터 △소아 의료체계 개선 대책(2023년 2월) △제4차 응급의료 기본 계획(2023년 3월) △소아 의료 보완 대책(2023년 9월) △필수의료 혁신 전략(2023년 10월) △필수 의료 4대 패키지(2024년 2월) 등 그간 정부 추진 정책이 언급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