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보건의료 난제를 해결하고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연구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한국형 ARPA-H(KARPA-H) 프로젝트 관리자(PM) 선정 채용설명회를 29일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개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전 세계는 여러 감염병 대응체계 등 보건안보기술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다. 한국은 2025년 인구의 25%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고령 인구의 건강관리 돌봄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도 국가 보건 난제를 신속히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미국은 코로나19를 거치며 기존 R&D 체계의 한계를 체감하고 도전·혁신적 연구를 중점 지원해 인터넷, GPS 등 혁신기술 개발의 요람이 된 고등연구계획국(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DARPA) 모델을 바이오 분야에 접목한 ARPA-H를 2022년 전격 설립했다. 영국과 일본 등에서도 DARPA 모델을 도입해 R&D 혁신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정부도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를 올해 1월부터 가동했다. 2월 15일 추진단장으로 선경 경희대 의과대학 교수를 임명했고, 이번 공모를 통해 PM을 채용해 ‘KARPA-H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KARPA-H 프로젝트는 ‘전 국민의 건강향상을 위한 담대한 도전’이라는 비전으로 △백신·치료제 주권확보로 보건안보확립 △암·희귀·난치질환 등 미정복 질환 극복 △바이오헬스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초격차 기술 확보 △초고령 사회 대응 지속가능 복지 돌봄 서비스 개선 △지역완결형 필수의료 혁신기술 확보 등을 미션으로 한다.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은 “PM은 그동안의 연구개발 방식에서 탈피해 더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시각을 가진 관리자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 전통적인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도전적이고 영향력있는 목표로 나아가면 대담한 아이디어와 혁신성을 가진 인재가 많이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KARPA-H 사업의 가장 핵심은 실패를 용인하는 구조란 점이다. 선경 KARPA-H 추진단장은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아이디어와 기술이므로 실패를 용인하는 도전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라면서 “임무 중심형 R&D 정책 기류 속에 보건의료 R&D 재편을 위한 변화의 여정을 함께할 용기 있는 지원자들을 기다린다”라고 말했다.
기존 과제는 연구 중간과정에서 실패하면 과제를 종료한다. 하지만 KARPA-H 프로젝트는 그 과정에서 쌓인 지식도 성과로 인정한다. 임무 진행 단계별로 별도의 성패 기준을 마련하고, 다양한 출구 전략이 있다.
KARPA-H 프로젝트 PM은 도전적인 문제 발굴, 연구과제 선정·평가·관리, 마일스톤 설정 및 수정·보완사항 등 R&D 전주기를 맡는다. △보건안보확립 △미정복 질환 극복 △바이오헬스 혁신 △복지·돌봄 개선 등 총 4명의 PM을 채용할 계획이다.
채용공고는 이날부터 3월 22일까지 게시된다. 성별·나이 등에 제한은 없으며, 서류전형-발표평가-토론평가 및 심층 면접을 거친다. 최종 임용 대상자는 5월 3일 통보한다. 상급을 원칙으로 기본급은 약 2억 원 내외, 추가 성과급은 별도 지급된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
정은영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KARPA-H 프로젝트가 제도적으로 정착되면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도 있고, 초격차 기술을 확보할 수도 있다. 프로젝트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복지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