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전적 투심 약화
랩·공모펀드도 위협 가능성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0대 증권사(KB·NH투자·대신·메리츠·미래에셋·삼성·신한·키움·하나·한국투자증권)의 집합투자증권(펀드) 취급 수수료, 자산관리 수수료, 신탁보수 수수료 등을 합산한 WM 부문 수수료 수익은 11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1011억 원보다 9.75% 증가한 수치다.
항목별로는 자산관리 수수료가 지난해 1분기 485억 원에서 올해 1분기 640억 원으로 32%가량 늘었다. 신탁보수 수수료는 같은 기간 580억 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640억 원으로 약 10% 증가했다. 펀드 취급 수수료는 881억 원에서 972억 원으로, 10%대 성장률을 나타냈다.
증권가의 WM 사업 박차에 걸림돌은 있다. 증권사 리테일 사업을 향한 투자자들의 미심쩍은 시선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소시에테제네랄(SG)발 주가 폭락 사건으로 빚어진 CFD 사태, 사모펀드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건 등으로 증권사는 리테일 사업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논란의 핵심은 증권사의 불건전 영업 여부다. 증권사 자체 금융 상품을 투자 위험성을 투자자에게 설명할 때 이를 축소 또는 오인하도록 하거나, 자산운용사 펀드 판매사로서 상품의 리스크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골자다. 이에 CFD는 지난해 4월 서비스가 전면 중단됐다가 그해 9월부터 거래가 재개됐지만, 시장 침체는 지속하고 있다. 올해 1월 금융감독원은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사들에 과태료 5000만 원을 부과하는 등 징계를 확정했다.
랩어카운트도 신뢰성 문제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 성향에 맞춰 자산을 운용해주는 투자일임 서비스다. 운용부터 자문까지 관리해주며, 간접투자로 변동장에서도 안정적 수익을 안겨 인기를 끈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증권사들이 만기 불일치 의혹으로 금감원이 조사를 진행하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증거금을 포함한 CFD 잔고는 1조787억 원으로 나타났다. 서비스가 재개된 지난해 9월 1일(1조2703억 원)보다 15% 감소했다. 올해 3월 29일 기준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약자산(평가금액)은 93조2442억 원으로 지난해 3월 말(110조8247억 원) 대비 16%가량 줄었다.
신뢰 저하는 공모펀드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통상 공모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면 펀드 취급 수수료는 증가하고, 자금이 유출되면 펀드 수수료는 감소한다.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한 2020년 2월 이후 그해 12월까지 10개월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공모펀드에서는 23조 원가량이 빠져나갔다. 그해 증권사 펀드 취급 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8.5% 감소했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불공정거래 행위는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시장참여자들의 참여 의지를 저하한다”며 “제재 강화를 통한 근절이 필수적이며 불공정거래 행위자 정보공개와 거래제한 도입을 고려할 만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