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5전쟁 다룬 한국영화…시기별 특징은 어떨까?

입력 2024-06-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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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적 성격 영화부터 북한군 인간적으로 다룬 영화까지
남북관계 부침 거듭하면서 영화도 이를 반영해 만들어져

▲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스틸컷 (사진 제공 = 강제규필름)
▲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스틸컷 (사진 제공 = 강제규필름)

2004년에 개봉한 강제규 감독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재개봉했다. 개봉 20주년을 맞아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새롭게 공개됐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6ㆍ25전쟁을 다룬 영화다. 진태(장동건)와 진석(원빈), 두 형제의 관계를 전쟁의 참상과 함께 녹였다. '실미도'에 이어 두 번째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형 블록버스터 '쉬리'(1999)의 등장 이후 '실미도'와 함께 한국영화의 양적 팽창을 견인한 영화였다.

8일 한국영상자료원이 발표한 '영화와 한국전쟁' 자료에 따르면, 6ㆍ25전쟁을 직접적으로 다룬 한국영화의 연원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기에 제작된 영화는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그려낸 다큐멘터리 등 기록영화들이 많았다. 전쟁 발발 시기와 영화 제작 시기가 겹쳤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한형모 감독의 '정의의 진격' 시리즈가 있다. 6ㆍ25전쟁 발발 배경부터 교전 상황, 휴전 회담에 이르는 과정을 1ㆍ2부에 걸쳐 다큐멘터리로 만든 영화다. 국가 주도로 제작돼 선전영화적인 성격이 짙다.

이 외에도 이강천 감독의 '피아골'(1955) 1950년대를 대표하는 전쟁영화다. 휴전 후에도 지리산에 남아 있는 소수의 빨치산을 소재로 했다. 북한군을 마냥 악마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각각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형용의 모순이 있지만, 휴머니즘 반공영화의 모델이 된 영화로 평가받는다.

부침 거듭한 남북관계…영화도 이를 반영해 만들어져

한국영화의 르네상스였던 1960년대로 넘어오면, 6ㆍ25전쟁은 일종의 '이야기'와 '볼거리'로 소비된다. 전쟁의 비극으로부터 조금은 멀어졌기 때문이다. 신상옥 감독의 '이 생명 다하도록'(1960), 이만희 감독의 '돌아오지 않는 해병'(1963), 김기영 감독의 '렌의 애가'(1969) 등이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1970년대는 한국영화의 암흑기로 분류된다. 군사정권의 강압적 통치 아래 영화에 대한 검열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제작된 6ㆍ25전쟁 관련 영화는 주로 국가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당시 국방부, 문화공보부, 육군본부 등 국가의 지원을 받은 임권택 감독의 '낙동강은 흐르는가'(1976)가 대표작이다.

▲ 영화 '길소뜸' 스틸컷 (사진 제공 = ㈜화천공사)
▲ 영화 '길소뜸' 스틸컷 (사진 제공 = ㈜화천공사)

1980년대도 군사정권의 연장기였지만, 전 세대보다는 영화적 토양이 풍성했던 시기였다. 1986년에 개봉한 임권택 감독의 '길소뜸'은 이산가족 찾기가 한창인 198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한다. 전쟁의 비극이 당시를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 회상의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영화다. 작품성을 인정받아 제3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1980), 배창호 감독의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1984) 등이 있다.

▲ 영화 '남부군' 포스터 (사진 제공 = 한국영상자료원)
▲ 영화 '남부군' 포스터 (사진 제공 =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가 양적ㆍ질적으로 팽창하던 1990년대에는 전쟁의 잔혹함을 고발하고, 그 시기를 반성하는 성격의 영화들이 개봉했다.

정지영 감독의 '남부군'(1990)이 대표적이다. 이 영화도 '피아골'처럼 빨치산을 소재로 했다. 빨치산으로 활동하는 북한군의 인간적인 고뇌에 집중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배우 최진실의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가고 싶다'(1993),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1994) 등이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 영화 '웰컴 투 동막골' 포스터 (사진 제공 = 쇼박스)
▲ 영화 '웰컴 투 동막골' 포스터 (사진 제공 = 쇼박스)

전쟁으로부터 50년 가까이 지난 2000년대에는 6ㆍ25전쟁의 이미지가 새롭게 발굴되고 재구성된다. 남북 대화의 물결이 일었던 시기여서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영화도 개봉했다. 바로 박광현 감독의 '웰컴 투 동막골'(2005)이 대표적이다.

이 영화는 강원도 어느 산골 마을에 불시착한 한국군과 북한군의 우정을 그렸다. 개봉 당시 휴머니즘 전쟁영화로 호평받았다. 반전의 메시지에 동의한 일본의 유명 작곡가 히사이시 조가 음악 감독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2011년에 개봉한 박건용 감독의 '적과의 동침', 장훈 감독의 '고지전' 등도 남북 화해의 물결 속에서 이해할 수 있는 영화들이다. 이 외에도 이재한 감독의 '포화속으로'(2010)와 '인천상륙작전'(2016),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2014), 이한 감독의 '오빠생각'(2015), 강형철 감독의 '스윙키즈'(2018) 등이 6ㆍ25전쟁을 다룬 영화들이다.

전쟁 이후 보수ㆍ진보 정권의 대북 정책에 따라 남북관계가 부침을 거듭했다. 영화 역시 이를 반영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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