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맞아 ‘테슬라’ 강력한 3위로 부상
굳건했던 수입차 ‘독3사’ 구도가 올해 본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매년 수입차 판매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던 3강이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BMW·아우디’에서 ‘BMW·벤츠·테슬라’로 변하는 것이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수입차 브랜드 중 누적 판매 순위 1위는 2만8958대를 판매한 BMW였다. 벤츠가 2만3350대로 2위를 차지했으며 테슬라는 1만2087대로 3위권에 진입했다.
반면 ‘독3사’의 한 축을 담당하던 아우디는 2701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판매 순위 9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 순위 3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순위가 폭락한 셈이다. 특히 1등인 BMW와의 판매 격차는 10배를 넘어섰다.
이처럼 아우디의 판매 순위가 하락하자 업계에서는 수입차 시장의 전통 강호로 여겨진 ‘독3사’ 체제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이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데 실패하며 올해 남은 기간 중 반전을 이뤄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판매된 수입차만 보더라도 하이브리드(마일드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판매 톱10에는 아우디 모델이 없었다.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 톱10에는 각각 벤츠 4개, BMW 2개, 렉서스 2개, 볼보 2개 모델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연말까지 ‘수입차 톱3’ 자리를 두고 경쟁한 렉서스와 볼보가 톱10에 포함된 반면 아우디는 하이브리드에서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최근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든 전기차 시장에서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테슬라가 ‘전동화 리딩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아우디뿐 아니라 모든 수입차 업체를 누르고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량만 가지고, 올해 전체 판매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다.
지난달 전기차 판매량 1·2위는 모델3(3542대), 모델 Y(621대)로 테슬라가 독식했다. 아우디는 Q4 40 e-트론이 3위를 차지했지만 판매 대수는 212대로 테슬라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 밖에 BMW iX3(172대), BMW i5 e드라이브40(149대) 등이 5위권을 형성했지만 마찬가지로 테슬라와 차이는 크다.
테슬라가 보조금 지급이 가능한 공격적인 가격 설정을 이어오는 만큼 아우디뿐 아니라 다른 수입차 브랜드도 전기차 시장 공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아우디는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활용한 전동화 전환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우디는 이달 ‘아우디 e-트론’의 부분 변경 모델인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을 출시했다. 시작 가격은 1억860만 원으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