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액면분할 첫날, 날개 단 뉴욕증시…힘 빠지는 ‘분산투자’

입력 2024-06-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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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CPI 발표 앞뒀지만
엔비디아 액면분할에 방점
S&P·나스닥 사상 최고치 경신
다각화 초점 펀드, 15년간 성과 뒤져

미국 주식시장이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고공행진 했다. 주요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미국 증시 강세로 인해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월가의 오래된 격언이 힘을 잃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추세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우량주 위주의 미국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13.80포인트(0.26%) 오른 5360.79에 폐장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59.40포인트(0.35%) 상승한 1만7192.53에 거래를 끝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주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이날 증시가 상승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두 가지 큰 이슈를 앞두고서는 공격적 투자보다 관망세가 커져서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게다가 5월 CPI 상승률이 전월보다 크게 둔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연준의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공개될 점도표에서는 올해 기준금리 인하 예측 횟수가 3회에서 2회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내용도 그다지 달갑지 않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엔비디아 액면분할에 방점을 찍고 자금을 이동시켰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10대 1 액면분할과 함께 약 0.8% 상승했고, 기술주 역시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의 역대급 ‘황소장’이 이어지면서 이기는 투자의 정석으로 여겨지던 분산 투자 이론이 옛말이 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분산투자를 한 투자자들이 S&P500 종목만을 매수한 투자자에 비해 투자수익률이 크게 뒤처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펀드평가회사 모닝스타가 약 370개의 자산배분펀드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 2009년부터 15년 동안 S&P500 상장지수펀드(ETF)를 능가한 펀드는 단 하나뿐이었다. 투자회사 캠브리아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공동설립자이자 포트폴리오 이론 전문가인 멥 파버는 지난 15년을 “다각화의 약세장”이라고 불렀다.

특히 제로 금리 시대에 채권 수익률이 억제되고 국제 주식이 달러 강세 압력으로 침체한 상황에서 미국 증시의 강력한 랠리는 더욱 두드러졌다. S&P500지수는 연간 14% 상승했는데 이는 개도발도상국 주식시장의 2배, 투자 적격채 채권의 3배에 달한다.

최근 들어서는 엔비디아 등 몇몇 빅테크 기업에 랠리가 집중되면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일부 종목에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마유크 포다르 알트페스트퍼스널웰스매니지먼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분산 투자가 과연 의미가 있는지 모두가 의문을 품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시장 수익률에 더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분산 투자 이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견해도 있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건자산운용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분산 투자는 최악의 날에 든든한 지원군”이라며 “올바른 자산 배분은 주택 보험과 비슷하다. 언제 필요할지 모르지만 갖고 있지 않으면 안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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