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기업 수는 현재 6곳이다. 밸류업 공시를 시작한 지난달 27일 이후 KB금융·키움증권·에프앤가이드·DB하이텍·콜마홀딩스·우리금융지주 등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이 가운데 4곳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방안을 수립해 나중에 공시하겠다는 ‘계획 예고(안내공시)’를 올렸다. 실질적으로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상장사는 키움증권과 에프앤가이드 단 2곳에 불과하다.
공시 첫 타자인 KB금융은 올해 4분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마련해 공시하겠다며 예고 공시에 그쳤다. 키움증권은 국내 상장사 가운데 처음으로 밸류업 이행 계획을 공시했지만, 공시 대부분 내용이 3월 회사가 밝힌 기업가치 제고 방안과 중복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디테일이 많이 부족하고 깊이 고민한 흔적도 없어 보인다. 정부의 밸류업 가이드라인 핵심인 주주자본비용과 총주주수익률이 빠진 것은 유감”이라며 ‘C학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나마 제대로 된 공시는 코스닥 상장사 에프앤가이드 하나다. 에프앤가이드는 코스닥 상장사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 공시했다. 에프앤가이드는 5년 내 자기자본이익률(ROE) 18%,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15%, 최소 배당성향 26% 유지 및 상향 계획 등을 제시했다.
이달 밸류업 계획을 예고 공시한 콜마홀딩스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방안을 수립해 상반기에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DB하이텍과 우리금융지주는 3분기 중에 공시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밸류업 계획 공시 유도에 세제지원 방안이 중요한 인센티브로 작용할 것”이라며 “기업과 투자자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세제혜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 최대 자산운용사인 로베코자산운용의 조슈아 크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는 “결국 세제 혜택과 규제, 공시 제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변화가 일어나야 하기에 투자자, 금융당국, 증권거래소, 시장이 다같이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