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가상자산’ 트럼프, 피격 이후 건재…당선 확률↑
美기관 수요 회복 및 독일 정부 發 매도 압력 소멸
마운트곡스 상환 물량 여전…美금리ㆍ규제 주목해야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약 3주 만에 9100만 원, 6만4000달러를 터치하며 투심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친 가상자산 행보를 보이고 있는 도날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확률 상승에 따른 미 기관 유입 확대와 독일 발 매도 압력 감소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는 향후 아직 남아있는 마운트곡스 발 매도 압력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6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 및 업비트에 따르면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한때 9150만 원, 6만4000달러를 터치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해당 가격을 나타낸 건 지난달 21일 이후 약 3주 만에 처음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크립토 대통령’을 자처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높아짐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분산형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은 13일(현지시간) 총기 피격을 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건재한 모습을 보이자, 그의 당선 확률을 71%까지 높였다.
15일에는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미국의 억만장자인 빌 에크만 등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했고, 마크 저커버그 메타 대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계정에 걸려있던 제한을 모두 해제하겠다고 밝히는 등 ‘트럼프 대세론’이 퍼지는 상황이다.
김동혁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트럼프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유리한 규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또한, 트럼프의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 연사 참여 등의 요소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 미국 기관 수요도 증가했다. 5일 순유입으로 돌아선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피격 사건 이후 첫 거래일인 15일(현지시간) 약 3억 달러 순유입이 발생했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갭 역시 양수로 돌아섰다. 15일 기준 지수는 33달러 수준이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은 비트코인 가격이 최저 5만3000달러 선까지 후퇴했던 6월 말에서 7월 초 최대 114달러의 역프리미엄을 나타낸 바 있다. 해당 지표는 미국 기관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코인베이스 프로의 비트코인 가격에서 바이낸스의 비트코인 가격을 뺀 수치로,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미국 기관 수요가 강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16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높이며 페드워치의 9월 금리 인하 확률이 90%를 넘겼고, 13일 독일 연방 경찰(BKA)의 보유량이 모두 소진되며 매도 압력 및 시장의 심리적 부담이 줄어든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동혁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상승장이 꾸준히 이어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면서 향후 주목해야 할 몇 가지를 짚었다. 김 리서처는 “독일 물량이 해소됐지만, 아직 마운트곡스 상환 및 미국 정부 보유 비트코인 물량에 따른 매도 압력이 해소돼야 한다”면서 “더불어 연준의 금리 인하와 대선 이후 미국의 친 가상자산 규제 정비가 뒷받침돼야 상승장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실제로 이날 오후 2시께 마운트곡스 보유 지갑에서 테스트로 추정되는 소량의 비트코인(0.021BTC) 이체가 발생하며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국내 9000만 원, 글로벌 6만400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아캄 데이터에 따르면 마운트곡스 지갑에는 아직 비트코인 13만8985 개가 남아있고, 해당 물량은 10월 내에 채권자들에 분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