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피해 휴가를 떠나면 장거리 운전을 하게 된다. 정체된 도로에서 오랜 시간 운전할 경우엔 허리가 받는 압박이 더 커지는데, 한쪽 허벅지에서 종아리까지 저린 증상이 생겼다면 요추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을 의심해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디스크’란 말은 척추체 사이를 연결하는 구조물을 일컫는다. 허리 디스크는 보통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나이부터 시작된다. 오랜 시간의 좌식 생활과 자세 이상으로 최근에는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수핵 탈출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허리 디스크 환자는 2023년 기준 196만 명에 달한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 생기면 초기에는 목의 통증이나 허리 통증이 지속하다가 점차 팔과 다리로 저린 증상이 동반된다. 튀어나온 추간판이 신경근을 자극해 신경근이 분포하는 다리에 감각 이상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반면 허리나 목의 통증 없이 바로 저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먼 거리를 이동하기 위한 장거리 운전은 고정된 자세로 오랜 시간을 좁은 차 안에서 보내다 보니 목과 어깨가 경직되고 허리에 큰 부담과 피로감이 생기게 된다. 특히 크게 통증이 오는 부분은 척추에 하중이 고스란히 실리는 허리 부분이다.
최수용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과장은 “장거리 운전을 한다면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 척추의 긴장을 풀어주고, 운전석 등받이 각도 조절에 신경 써 척추의 S자 곡선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며 “만약 장거리 운전 후 허벅지가 저린 증상이 생겼다면 요추 추간판 탈출증을 의심해볼 수 있으며, 통증이 지속하고 일상이 불편하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요통 및 추간판 탈출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허리에 좋은 자세를 습관화해야 한다. 특히 운전할 때는 좌석을 운전대에 가깝게 하고 무릎 쪽을 높게 하고, 허리에 쿠션을 받쳐서 지지할 수 있도록 한다. 장거리 운전 시 30분 혹은 1시간마다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최 과장은 “디스크(추간판)는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약 1.5~2배 강한 압력을 받기 때문에 바르지 않은 자세로 오래 운전하면 허리디스크가 발병하기 쉽다”며 “구부정하게 앉은 자세는 바른 자세에 비해 최대 90% 더 큰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올바른 운전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습관”이라고 강조했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 있다고 모두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증상이 많이 진전되지 않은 환자라면 약물 투여, 물리치료, 주사 등 보존적인 치료를 먼저 시도한다. 바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대소변 장애를 동반하거나 동통이 자주 재발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환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