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수록 태산 ‘미친 집값’…부동산 돈줄 조여야

입력 2024-08-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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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가파르게 치솟는다는 통계가 또 나왔다. 한국부동산원이 어제 발표한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에 따르면 6월 기준 서울 아파트가 전월 대비 1.80% 올라 16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상승세는 6개월간 지속되고 있다. 갈수록 태산이다.

서울 아파트 우상향 추세는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거래량이 말해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분석 결과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총 7479건으로 2020년 12월 이후 가장 많았다.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7월 거래량은 7938건(17일 기준)으로 이미 6월을 뛰어넘었다. ‘미친 집값’ 광풍이 불던 2020년 7월(1만1170건)에 곧 근접할 가능성도 있다. 수도권도 덩달아 뛰었다. 6월 아파트 실거래가지수(1.26%)는 15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미분양 등 악재가 많던 지방도 3개월 만에 상승(0.07%) 전환했다.

정부는 지난해 ‘9·26 대책’, 올해 ‘1·10 대책’에 이어 최근 ‘8·8 대책’까지 1년 사이 세 차례 공급대책을 내놓았다. 유감스럽게도 효험은 없다. 심지어 6년간 42만 가구 이상을 공급한다는 8·8 대책이 나온 직후인 8월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32% 올랐다.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자 21주 연속 상승세다. 전셋값 강세도 꺾이지 않는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임기 5년 내내 부동산 헛발질을 거듭한 직전 정부 닮은꼴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될 지경이다.

부동산 정책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전면 수정해야 한다. 8·8 대책만 봐도 집값 안정의 확실한 신호였는지 의문이지 않나. 정책 초점을 잘못 잡아 부동산 열풍을 부채질해놓고 ‘무늬만 공급’ 대책을 내놓는다 해서 심리가 잡힐 까닭이 없다. 8·8 대책의 핵심인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부터 실효성이 있을 리 만무하다. 집값이 전고점을 돌파하고 분양가가 치솟는 국면에 뭔 그린벨트 타령인가. 먼 강물을 끌어와 온 마을을 태우는 불길을 잡자는 건가. 재건축·재개발 사업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 정책도 장기적으론 맞는 방향이지만 단기 대응 처방으론 역부족이다.

진단이 정확해야 올바른 처방이 가능하다. 현재 서울 집값 상승은 경기 부양, 부동산 파이낸싱(PF) 부실화 대응 등 여러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유동성을 과하게 푼 방향착오 탓이 크다. 정부는 얼마 전엔 부동산 심리를 자극할 게 뻔한데도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돌연 두 달 연기하는 실착도 범했다. 이래 놓고 그린벨트 운운하니 시장이 정반대로 튀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조만간 현실화하면 부동산 광풍이 얼마나 더 거세질지 모른다. 정부의 한은 압박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집값 문제의 심각성을 사실상 도외시한 정책조합 혼선과 혼란도 더는 용서될 수 없다. 정부가 진정 미친 집값을 잡으려 한다면 부동산 돈줄부터 조여야 한다. 지금은 거꾸로다. 말 다르고 행동 다르니 영끌 심리가 다시 불타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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