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기술장인 우대가 기술강국 지름길

입력 2024-08-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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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욱 한국산업인력공단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장

▲이병욱 한국산업인력공단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장.
▲이병욱 한국산업인력공단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장.
2024 파리올림픽에선 전 종목을 석권한 우리 양궁 국가대표 선수의 로봇 훈련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 경기장 뒤엔 각국의 보이지 않는 기술 전쟁이 있었다. 우주복의 특수 코팅 기술을 적용한 첨단 수영복 제조 기술,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3D 경기장 시뮬레이션 등 단순 체육 경기가 아닌 그야말로 ‘신기술 각축장’이었다.

이처럼 스포츠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 걸쳐 각국의 기술 패권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자 선진국들은 기술 역량이 뛰어난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장의 젊은 기술 인재와 숙련기술이 미래산업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반면 대한민국 산업현장의 숙련기술인 고령화와 인재 부족 현상은 여전하다. 사람인 산하 ‘사람인 HR연구소’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이 구인난을 겪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청년인구 감소와 산업현장의 베이비붐 세대 은퇴 등이 원인이다. 외국인력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의사소통 장벽, 문화 차이 등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실정이다. 현장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높은 생산성을 갖춘 숙련기술인 양성 및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력난 속 인재 경쟁 ‘전국기능경기대회’

이러한 가운데 차세대 숙련기술인을 꿈꾸는 전국의 전문계고 학생들과 기능 인재들이 전국기능경기대회를 앞두고 무더운 날씨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같은 학교, 같은 과에 진학한 쌍둥이 자매 선수는 제품디자인 직종의 메달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한다. 경상북도의 산업용로봇 직종 선수는 형의 뒤를 이어 2년 연속 출전한다. 국악 전공자였지만 작년에 작고한 부친의 업을 잇기 위해 목공예 직종에 뛰어든 30대 중반 선수, 미용 직종 입상을 꿈꾸는 만 14세 최연소 선수 등 각양각색의 선수들이 불철주야 훈련에 매진 중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훈련을 통해 내가 얻는 것이 있다면, 나의 기술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한다면 언젠가 존중받게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과 입직 단계의 청년들이 ‘숙련기술인, 장인의 길’로 진입할 수 있도록 각계, 각층에서 믿음과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백세 시대를 맞아 기술을 갖고 있으면 평생 직업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려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누구나 기술을 배우고 싶을 때 기회비용 없이 배울 수 있는 ‘평생 직업 능력개발’을 일상화해야 할 것이다.

올해 59번째 대회 … 산업발전 토대 놓아

기능경기대회는‘숙련기술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미래세대의 이정표이다. 전국대회는 지방대회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지역을 대표해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성취이자 도전인 셈이다. 용접, 주조와 같은 뿌리산업, 사이버보안, 클라우드 컴퓨팅 등 첨단산업을 아우른 50개 직종에서 1700명의 선수가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펼친다. 1966년에 시작되어 올해 59번째를 맞는 기능경기대회는 기능 인재를 발굴·육성함으로써 숙련기술 우대풍토를 조성하고, 숙련기술 수준 향상을 도모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해 왔다. 역대 참가선수만 해도 30만 명에 달한다.

내주부터 전국기능경기대회, 9월 9일 숙련기술인의 날 기념식, 프랑스 리옹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참가 등 ‘숙련기술인의 축제’가 열린다. 8월 24일부터 7일간 금오공업고등학교 등 경상북도의 7개 경기장에서 개최되는‘기술 경연의 장’ 전국기능경기대회가 그 축제의 서막을 장식한다.

‘숙련기술인과 기술 우대’가 상식이 되어야 진정한 기술 강국으로 발전해 각국의 기술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차세대 숙련 기술인들이 대한민국 산업의 성장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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