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키오스크는 이제는 B2C(기업 소비자 간 거래) 시장의 대세가 됐다. 특히 식당이나 카페는 키오스크가 없는 곳이 드물 정도다. 식당의 경우 테이블에 아예 모니터를 설치해 주문은 물론 결제까지 할 수 있도록 한 곳도 흔하다.
젊은 세대야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 키오스크 주문이 오히려 편리하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문제는 어르신이다. 키오스크 천지가 된 세상이 두렵고 무섭다고 느끼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한 지인의 어머니는 평소 좋아하는 카페 프랜차이즈에 키오스크가 들어서자 발길을 끊었을 정도다. '직원에게 직접 주문해서라도 사 먹으면 되지 않냐'는 지인의 말에 어머니는 '키오스크로 주문하자니 복잡하고 오래 걸려 뒷사람 눈치가 보이고, 직원에게 가자니 어쩐지 미안해 그냥 안 가고 말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외식·유통업체들이 너도나도 키오스크를 들이기 시작한 것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클 것이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경우 나 홀로 매장을 운영하고 싶은 영세 자영업자를 유인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키오스크를 아직 어려워하는 고령층이 많은 가운데 무작정 인력을 줄이고 기계를 들이니, 아르바이트생들은 직접 주문을 원하는 이들이 반가울 리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물론 업체들도 키오스크 주변에 따로 직원을 배치하거나, 보다 주문이 쉬운 버전을 내놓는 등 나름의 노력은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GRS의 경우 고령자나 장애인을 위해 '배려형 키오스크'를 매장에 도입했다. 주문부터 결제까지 과정을 단축하고 기존 병렬형 메뉴 배치를 세로형으로 바꿔 가시성을 높였다.
안타깝지만, 인구가 줄고 인건비는 비싸지기에 키오스크가 대세가 될 수밖에 없는 시대 흐름은 막을 수 없어 보인다. 다만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면 고령층도 기계를 통해 주문·결제를 하는 방안에 대해 더욱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롯데GRS처럼 어르신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거나, 정부 차원에서 키오스크 이용법 교육을 확대하는 것 등 말이다. 지금 당장 키오스크가 편리하다고 느끼는 이들도 먼 훗날 대세가 된 어떤 기술에 두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