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주식매수청구 결전의 날…열쇠는 연기금에 달렸다

입력 2024-09-1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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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주식매수청구 기한이 도래했다. 주식매수청구 기간 개인이 대거 순매수하는 와중에 기관과 외국인은 순매도 행렬에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합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진작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국민연금의 마지막 날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8월 27일부터 진행된 SK이노베이션 주식매수청구 기간이 이날 종료된다.

SK이노베이션의 종가는 주식매수청구 기간 청구권 가격인 11만1943원을 넘지 못했다. 직전 거래일인 13일, SK이노베이션은 11만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비록 청구권 가격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주가는 점진적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블랙먼데이’ 여파로 8월 5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기저 효과로 풀이된다.

주식매수청구 기간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개인은 약 892억 원 순매도했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627억 원, 285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개인은 단 두 거래일만 순매수에 나섰다. 13일에는 개인이 약 117억 원 순매도했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69억 원, 53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SK이노베이션을 바라보는 개인 투자자의 의견은 엇갈렸다. 개인 주주가 주로 모이는 온라인 종목토론방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주가 향방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이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SK E&S 합병 시 SK이노베이션의 이익 변동성 완화 및 이익 창출 능력 확대가 기대된다”라며 “SK E&S의 안정적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SK이노베이션의 EBITDA 변동 폭을 일정 부분 상쇄하고, 에너지 기업 간의 합병으로 인해 창출될 중장기적 시너지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기관과 외국인의 전망은 이날 주식매수청구 여부와 매매 동향을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외국인 주주의 경우 대다수가 찬성 의견을 밝힌 바 있어 매수청구가 많이 들어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지분 6.28%를 보유한 2대 주주 국민연금의 의중은 변수다. 국민연금은 ‘SK이노베이션의 주주 가치 훼손’을 이유로 합병 반대 의견을 밝혔었다. 국민연금이 청구권 전량을 행사한다면 SK이노베이션은 6817억 원의 규모의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이 설정한 매수 청구 한도는 8000억 원이었다.

윤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예상 범위를 초과해도 이사회와의 협의를 거쳐 보유 현금 1조4000억 원으로 합병을 강행할 전망”이라며 “합병 무산보다 합병으로 얻을 수 있는 장기적 이득이 더 크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한편, 대다수의 증권사는 SK이노베이션 매수청구 신청 마감일이 13일까지라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과 증권사 측은 공시와 증권사가 공지한 매수청구 신청 마감일이 다른 점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마감이 19일까지다. 하지만, 증권사가 매수청구 신청 건을 취합해 한국예탁결제원에 보낸 뒤, 예탁원에서 다시 SK이노베이션 측으로 보내는 과정이 하루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증권사가 공시에 나온 일정보다 일찍 마감을 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 서면으로 진행한다면 19일에도 주식매수청구를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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