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영풍ㆍ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분쟁이 장기전으로 돌입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ㆍMBK파트너스 연합의 공개매수 결과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향후 주주총회 표 대결까지 경영권 수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1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BK파트너스 측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응한 주식은 5.34%(110만5163주)로 집계됐다. 공개매수로 사들인 물량까지 더하면 영풍ㆍMBK파트너스 측의 고려아연 지분은 약 38.5%다.
이에 대해 최 회장 측은 영풍ㆍMBK 측이 최초 공개 매수를 시작할 때 밝힌 최소매수량 7%조차도 채우지 못한 사실상 '실패한 작전'이라고 평가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영풍정밀의 경영권을 압도적으로 지켜냈다”며 “기습적인 적대적 인수ㆍ합병(M&A) 시도로 고려아연을 공격했지만, 저희는 회사를 지키는 해법을 찾아왔고, 그런 노력은 지금도 또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기간산업을 지켜낸다는 일념으로, 절대로 해외에, 그것도 중국에 우리의 기업을 팔아넘길 수 없다는 필사의 각오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함께 진행됐던 영풍정밀에 대한 영풍ㆍMBK 측 공개매수는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영풍ㆍMBK파트너스 연합이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최소 29%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지만, 실제 응모된 수량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 회장 측이 대응 공개매수에서 MBK-영풍이 제시한 가격보다 5000원 더 높은 3만5000원을 제시한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보인다.
한편 영풍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 끝나도 고려아연의 공개매수는 23일까지 지속된다. MBK파트너스에 대항하는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89만 원, 영풍정밀은 3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고려아연 지분 최대 20%(414만657주), 영풍정밀은 35%(551만2500주)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우군인 베인캐피탈도 별도로 고려아연 지분 2.5%를 공개매수한다.
양측은 각자 확보한 지분을 무기 삼아 임시 주주총회나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