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D-5’…백인 여성이 틀어쥔 결정권

입력 2024-11-0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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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왼쪽)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왼쪽)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백인 여성들의 표심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에서 가장 큰 투표 인구 집단으로 분류되는 백인 여성이 누구에게 투표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이들의 표심 공략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과 선거 전문가들이 이번 대선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사람들로 백인 여성 유권자들을 꼽고 있다. 백인 여성들은 미국 인구의 약 30%를 차지한다. 특히 적극적인 투표 참여 성향을 보이는 집단으로 이들의 표심이 기우는 후보가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 가능성에 백인 여성들의 표심이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백인 여성 유권자들은 2016년, 2020년 두 번의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를 선호했다. 2016년 대선 당시 백인 여성의 47%가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지만 민주당 여성 후보 힐러리 클린턴에 투표한 비율은 45%였다. 2020년에도 백인 여성의 53%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46%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대선을 앞두고는 좌파 백인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 문제의 4년을 반복해선 안 된다는 결의가 퍼져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을 백인 여성이 막았다는 문제의식이 퍼졌다는 지적이다. 이번 유세 기간에도 어김없이 이어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인종차별적 행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백인 여성 유권자들이 해리스 부통령을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중도 여성 유권자 설득에 집중하는 갤버나이즈 액션(Galvanize Action)의 재키 페인 집행이사는 지난 6월 이래 10개 경합주의 중도파 백인 여성 60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해왔는데, 가장 최근 조사인 9월 조사에서 해리스 지지가 증가했다.

‘로 대 웨이드 판례’가 번복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대선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미국 여성의 임신중절 권리를 처음으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는 1973년 만들어졌으나, 2022년 6월 뒤집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보수성향 대법관 3명을 임명해 대법원이 6대 3의 보수우위 구도로 재편된 결과란 게 중론이다.

NYT와 시에나칼리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백인 여성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인플레이션(29%)이었으나, 2위가 임신중절(낙태)권으로 24%로 집계됐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도 모두 백인 여성 유권자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대법관의 성향에 따라 로 대 웨이드 판례가 번복됐다는 지적에 “자랑스럽다”고 말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자신이 “시험관 아기 정책의 아버지”라며 난임 정책에 집중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전날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유세에서는 “여성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여성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곧바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호’ 발언에 대해 “여성의 주체성과 권리, 몸을 포함한 모든 부분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이해하지 못하는 매우 모욕적인 언사”라고 비판하며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극히 일부의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남녀 대립 구도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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