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 우리은행장의 교체가 사실상 확실시되는 가운데 임기 만료를 앞둔 5대 금융지주 자회사 41곳의 최고경영자(CEO) 물갈이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당장 이번 주부터 차기 KB국민은행장과 우리은행장 인사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이사들은 22일 정례 이사회를 열어 조병규 행장의 연임이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사외이사 7명 전원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멤버를 겸하며 우리은행장 후보를 심사하고 선정하는 권한을 갖는다. 이사들은 조 행장의 기업 영업과 자산관리 부문을 중심으로 성과를 냈지만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부당대출 사건 수습에 있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는 이번 주 발표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행장 외에도 총 6명의 CEO가 임기 만료를 앞둔 상태다.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와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 △최동수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 △이중호 우리신용정보 대표 △김정록 우리펀드서비스 대표가 대상이다.
KB금융은 오는 27일 계열사 대표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이재근 행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은 이 행장 외에도 4곳의 CEO 임기가 끝난다. 이홍구ㆍ김성현 KB증권 대표와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 △김명원 KB데이타시스템 대표 등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각각 연임이 무난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 행장은 연임 임기(1년 또는 2년)에 대한 의견만 있을 뿐이며 이 행장은 취임 이후 줄곧 좋은 실적을 낸 데다 올해 3분기에는 분기 기준 처음으로 1조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연임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신한과 하나금융은 행장들은 연임이 유력시 되지만 행장 포함 각각 12곳의 CEO 임기가 만료될 예정인데 대폭의 물갈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적이 부진한 곳과 금융사고가 발생한 자회사의 경우 조직 혁신 차원에서 인사 변화폭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올해 6차례나 발생한 금융사고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중대사고가 발생한 계열사는 그 대표이사에게 책임을 물어 연임을 제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NH농협금융도 이 행장 외에도 4곳의 CEO들이 임기만료를 목전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