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개발 부족 지적…최근 5년간 매출 600억 원
국내 침구 업계를 대표하는 이브자리가 최근 몇 년간 매출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이후 지속해서 줄어든 연구개발(R&D) 투자와 신제품 개발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브자리는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판매 전략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시장 경쟁 심화로 성과도 제한적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일 본지 취재 결과 이브자리는 2019년부터 매년 R&D 비용을 축소한 이후 악순환이 지속됐다. 이러한 선택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브랜드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브자리의 경상연구개발비는 △2019년 5억3000만 원 △2020년 4억7900만 원 △2021년 4억600만 원 △2022년 3억5200만 원 △2023년 3억100만 원대로 매년 줄고 있다. 작년 기준 이브자리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매출액 대비 0.5% 수준인 셈이다.
경상연구개발비는 기업 내 연구실 등에서 경상적으로 발생하는 경비 등의 비용을 말한다
시장에선 이같이 R&D 축소로 인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브랜드 매력이 감소했다는 평가다. 이브자리의 마지막 주목할 만한 신제품은 2014년 출시된 ‘슬립앤슬립’ 이다.
이브자리의 R&D 축소는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을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할 수 있었지만, 이는 미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접근하기 쉬운 침구 시장에선 경쟁이 치열한데, 생존의 필수 조건인 혁신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 기간 매출은 매년 제자리걸음이었다. 2019년 607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20년 616억 원, 2021년 620억 원, 2022년 622억 원, 2023년 60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매출도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R&D 축소와 함께 실적 부진으로 꼽히는 또 하나는 급변한 침구 시장에 따른 미흡한 대응이다. 침구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큰 변화를 겪었다. 건강과 위생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천연 소재, 친환경 인증 제품, 항균 기능이 있는 침구를 선호하며, 제품 선택 기준이 점점 고도화하고 있다. 특히 중저가 브랜드와 혁신적인 중소기업들이 가성비와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젊은 소비층을 빠르게 흡수한 것도 외부 요인 중 하나다.
이브자리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이에 이브자리는 내년에는 전국 500여 개 매장과 자사몰을 연결한 O4O(온라인 for 오프라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신규 유입된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다양한 비교체험과 수면 컨설팅을 경험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체험 콘텐츠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전국 대리점이 참여하는 비교체험 컨설팅 서비스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며, 체험 특화 매장도 준비 중이다.
이브자리 관계자는 “내년에는 온라인 사업 비중을 높여 대리점의 경쟁력 향상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에 약 500개 매장의 확장도 중요하지만, 내실을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이브자리는 현재 진행중인 천연소재를 활용한 제품 연구개발과,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강화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협업을 통해 진행중인 수면과학에 대한 연구 성과를 가시적으로 도출해 보다 고도화된 수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