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 ‘관세폭탄’ 철저히 대비할 때

입력 2024-12-1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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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

지금 한국 경제의 모습은 참으로 엄중하고 위태롭다. 한국 경제가 처한 위험, 그리고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 많고 또 높아 보인다. 이들 위험 중 연초부터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염려라면 무엇보다도 미국의 관세율 인상과 관련된 리스크일 것이다.

최근 트럼프 2기를 이끌어 갈 주요 관료들이 속속 내정되고 있는데 한결같이 이른바 대중 매파(제재) 성격의 인물들이라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미국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과 모든 국가에 대한 보편관세는 트럼프 정부 출범(2025년 1월 20일) 이후 아마도 단계적으로 시행될 듯하다. 미국의 물가부담과 자국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관세율 인상 폭과 속도에 대해서 지금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보편관세는 느리고 제한적으로 또는 국가별 선택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반면에 대중국 관세는 매우 급진적으로 추진돼 집권 초기부터 중국을 거세게 압박할 가능성이 보다 커 보인다.

대중 관세율 인상은 우선 자본재와 중간재, 그리고 미국과 경합관계에 있는 일부 소비재에 집중될 것이다. 미국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피하면서 중국의 기술 추격을 억제하고 안보와 관련된 품목을 제재하기 위함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내년부터 시행될 트럼프 정부의 관세율 인상으로 중국 수출품의 83%가 타격을 받고 궁극적으로 중국 수출 자본재와 중간재의 75%(현재 25%)가 고율의 관세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세전쟁은 우리경제와 산업에는 치명적이다.

우선은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과 보편관세 부과는 상대국들의 보복관세를 불러올 것이고 이는 전 세계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다. 미국 무역위원회는 대중 관세율이 10%만 인상돼도 세계교역이 2.5%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율이 오르면 중국의 밀어내기 덤핑 물량 공세도 커질 게 뻔하다. 또한 중국 위안화의 가치 하락은 중국과 경합 관계에 있는 우리 수출산업 전반에 광범위한 피해를 줄 것이다.

이러한 관세전쟁은 통상 환율시장을 강타하는데 이는 국내 물가를 자극하고 금융시장을 크게 흔들만한 악재다. 트럼프 1기 시절 미중 관세 전쟁으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우리 원화와 중국 위안화 가치는 공히 15%가량 떨어졌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지금은 2018년과는 달리 장기간 달러강세의 여파로 우리 원화가치가 진작에 많이 하락해 있다는 사실이다. 2021년 이후 현재까지 원화 환율은 무려 34%나 절하됐고 위안화는 지난 3년 간 16%나 절하된 상태다. 즉 앞으로 관세율이 오른다 해도 2017년처럼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하지만 지금 환율이 앞으로의 관세 인상 시나리오를 모두 다 반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확률은 낮지만 최악의 상황도 부담이다. 가령 미국이 내년 초 80% 이상의 수입품목에 대해 최대 4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환율시장은 일시 패닉에 빠질 수밖에 없다. 즉 누구도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관세율 공표 이후 실무 협상을 통해 4년 간 천천히 중국을 옥죄는 ‘트럼프식 거래 방식’을 취할 경우, 원화는 미중 무역전쟁에 최대의 피해 통화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애꿎은 증시도 일시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다행히 정치적 안정으로 환율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리라 믿지만 이제는 크든 작든 관세 폭탄이 몰고올 변동성을 잘 이겨낼 차례다. 정부의 적극적인 통상정책과 정치 안정으로 환시장의 불확실성이 빨리 해소되는 것이 모든 국민과 투자자들이 지금 바라고 소망하는 그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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