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11시 3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49.3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1450원으로 장을 시작한 이후 1451.7원까지 고점을 높인 후 상승폭을 소폭 축소하는 흐름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는 전날보다 16.4원 오른 1451.9원을 기록했다.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익일 야간 종가(오전 2시)는 1447.3원으로 1440원대 후반으로 하락했다.
박상현·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재료뿐만 아니라 주변국 경기 및 외환시장 상황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책 당국이나 국내 외환시장이 복잡한 환율 퍼즐을 풀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 역외 위안화가 7.3위안을 돌파하는 등 위안화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중국 국채 금리 급락에서 보듯 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리스크 확대와 더불어 미-중간 금리 스프레드 확대는 당연히 위안화 약세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 정책 당국이 위안화 약세를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지가 변수지만 위안화 약세를 용인한다면 달러-위안 환율의 추가 상승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당연히 원화 가치의 추가 약세 재료로 이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내 상황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라고 봤다. 박 연구원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등으로 한국은행의 1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소 불확실해졌지만 여전히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1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여기에 10조~30조 원 수준의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는 점 그리고 정치 불확실성 리스크가 진정되지 못하고 있음은 원화 가치에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박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수준에 너무 집착할 경우 역효과가 가시화될 여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박 연구원은 “환율 수준 때문에 추가 금리 인하 혹은 추경 등의 시점이 지연될 경우 국내 경기의 하방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며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일본과 중국이 사실상 자국 통화 약세를 용인하는 정책을 추진할 경우 엔-원 및 위안-원 환율이 하락, 즉 엔 및 위안화 대비 원화 가치가 상승할 수 있음은 국내 산업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