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업체들 증시 침체로 하락세
일부 기업은 호실적에도 주가 뚝
잇단 설명회…기업 홍보에 나서
국내 주식 시장의 겨울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보안 기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실적이 좋아도 주가가 하락하는 코스닥 겨울 속에, 기업들은 합동 IR 설명회 등을 열며 주가 부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안기업 파수 주가는 20일 종가 4870원으로 전날 대비 2.11% 하락했다. 연중 최고가 1만100원과 비교하면 51.7% 하락했다. 모니터랩 역시 3305원으로 전날대비 6.77% 떨어졌다. 1년 중 최고가 8300원 대비 60.2% 하락했다. 지난해 IPO 당시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을 기록했던 오브젠은 19일 종가 8190원으로 연중 최고가 3만150원 대비 3분의 1토막 났다.
3분기 호실적을 거둔 기업도 주가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3분기 지니언스의 영업이익은 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0.8% 성장했다. 매출도 1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9% 증가했다. 보통 보안 기업은 공공기관과 대기업의 IT인프라 보안 투자가 집중되는 4분기에 실적 개선이 되는 걸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과이다. 하지만 20일 기준 지니언스 주가는 9260원으로 1년 중 최고가 1만6000원 대비 42.12% 떨어졌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 중 유일하게 주가가 오른 건 '안철수 관련주'로 꼽히는 안랩이다. 안랩 주가는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탄핵 소추 표결에 참석한 이후인 9일 주가가 전날 대비 20%가량 껑충 뛰었다. 장중 한때 8만400원까지 뛰었던 안랩은 20일 종가 6만7500원을 기록했다. 실적과 관계없이 정치 사회적 상황에 휘청이는 코스닥의 계절을 거스르기 어려운 형국이다.
올 한해 코스닥 시장은 1년 내내 겨울이었다. 2024년 1월 2일 878.93 포인트 이후 지속 하락한 가우넫, 계엄-탄핵 정국이 기름을 부었다. 20일 코스닥은 종가 기준 668.31포인트를 기록했다. 보안 수요가 높아지며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을 비롯해 미국 보안 기업 주가가 급상승하는 것과 정 반대 상황이다.
보안 기업들은 합동 IR 설명회를 여는 등 주가 부양에 고심하고 있다. 지니언스와 파수, 휴네시온, SGA솔루션즈 등 4개 보안 업체는 지난 10일 NH투자증권 후원으로 IR 설명회를 열었다. 올해 상반기 합동 온라인 설명회 이후 국내 보안 기업이 처음으로 연 오프라인 합동 IR 설명회였다.
해당 행사 역시 계엄-탄핵 정국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행사 참여 기업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려 했던 4일에 비상계엄 선포로 9일에서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면서 "예년 설명회보다 참석자는 적었지만, 제로트러스트·MLS(다층보안체계) 등 업계 흐름에 대한 많은 질문과 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보안 업계는 내년에도 합동 IR 설명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많은 기업에서 내년 합동 IR 설명회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면서 "보안 업체들이 현재 자금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아직 규모가 작아 반도체 2차 전지처럼 하나의 섹터로 만들어 업계 성장의 토대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20일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AI 보안기업 투자 유치 비즈니스 네트워킹 데이를 열었다. 국내 보안 기업 협업과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1 비즈니스 투자 미팅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