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억 이상 보유 부자 증가율 역대 최저 "내년에도 주식투자"

입력 2024-12-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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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한국 부자 보고서' 발간
한국 부자 46만1000명…전년 대비 1.0%↑
10명 중 8명 대체자산 투자… '금 쏠림' 현상

(KB금융경영연구소)
(KB금융경영연구소)

지난해 금융자산을 10억 원 넘게 보유한 부자가 46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0% 가량 증가한 규모로, 부자 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인구 감소가 부자 수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간 주식으로 재미를 톡톡히 본 한국 부자들은 내년에도 매력적인 금융자산 투자처로 주식을 꼽았다. 다만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 확대 우려에 대부분 현재의 투자 규모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 안전자산인 금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4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이 10억 원 이상인 부자는 46만1000명(국내 총인구의 0.90%)으로 집계됐다. 전년(45만 6000명) 대비 1.0% 증가에 그쳤다. 이는 통계 집계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826조 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2021년 말 2977포인트에서 2022년 말 2236포인트까지 하락했던 코스피지수가 2023년 말 2655포인트로 18.7% 반등하며 전체적인 금융자산 규모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부동산자산은 2802조 원으로 법인명의 부동산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KB금융경영연구소)
(KB금융경영연구소)

부자 10명 중 9명(42만2000명)이 10억~100억 원 미만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산가'였다. 금융자산이 100억~300억 원 미만인 '고자산가'는 6.3%(2만9100명), 300억 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초고자산가'는 2.2%(1만 명)였다.

부자들이 지난 1년간 금융투자에서 '수익을 경험했다'는 응답률(32.2%)은 '손실을 경험했다'는 응답률(8.6%)의 네 배에 달해, 대부분의 금융상품에서 손실보다 수익을 경험한 부자가 많았다. 부자들이 가장 많은 수익을 경험한 금융상품은 주식(32.5%)이었고, 펀드(9.0%), 만기환급형 보험(7.3%), 채권(6.5%), ETF(2.0%), 일임형·신탁상품(0.8%)이 뒤를 이었다.

이에 부자들은 내년에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주식을 꼽았다. 단기적으로 주식(35.5%)과 금·보석(33.5%)에서, 중장기적으로는 거주용 주택(35.8%)과 주식(35.5%)에서 고수익을 기대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다만 투자 기조는 대내외 불확실성의 확대로 인해 현재의 투자 수준을 유지하는 '현상 유지’가 대세를 이뤘다. 주식과 예ㆍ적금에서도 자금 '추가’와 '회수’의견이 공존하는 등 시장 전망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의 자산관리 관심사로는 '국내 부동산 투자'(40.0%)가 1위로 꼽힌 가운데, '실물(금·보석) 투자’(34.0%), '국내 금융 투자’(30.3%), '국내외 경제동향 정보 수집’(27.3%), '세무 상담’(22.0%), '자산 포트폴리오 상담·조정’(17.3%)이 뒤를 이었다. 자산관리 관심사는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순위 변화는 없었으나, 실물(금·보석) 투자의 경우 2022년 7위, 2023년 4위에서 2024년 2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고조되는 지정학적 불안이 국제 금값 상승을 견인하면서 부자들 역시 ‘금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금에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금 가치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생각해서'(40.1%)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어 '높은 수익률이 기대돼서'(37.5%), '최근 금 시세가 올라서'(34.9%), '원금 손실 위험이 적어서'(32.9%)가 뒤를 이었다.

부자들이 고려하는 금 투자처로는 골드바와 같은 '실물 금'(65.1%)이 가장 많았고, 실물 거래 없이 자유롭게 투자 가능한 '금 통장'(36.2%)과 '금 펀드'(26.3%)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KB금융경영연구소)
(KB금융경영연구소)

이 외에도 예술품은 '현재 최선의 투자처’로 관심을 받고 있었으며, 가상자산은 '디지털 금’으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투자 심리 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비상장주식’에 투자 의향이 있는 부자는 '절세 혜택’(55.0%)을 투자 이유 1위로 꼽았다.

부자들은 최근 자산관리 분야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활용이 확대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생성형 AI 기반 고품질 데이터와 '인간(PB)의 개입’이 결합된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개인화 투자 전략을 수립·운영해주는 '생성형AI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직접 이용’ 의향은 33.0%인 반면, 이를 활용한 직원(PB)과의 상담 서비스 이용 의향은 52.8%로 '직접 이용’ 대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한국 사회의 인구 감소가 부자 수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자들의 금융 투자처가 대체자산의 영역까지 다각화됐고 기술과 인간의 개입이 결합된 전문적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높은 기대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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