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중점 전략 분야에 136조 원의 정책금융이 공급된다. 특히 위기를 겪고 있는 석유화학 등 산업에 대한 지원이 강화된다.
금융위원회는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제9차 정책금융지원협의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내년도 정책금융 공급 계획을 마련했다고 25일 밝혔다.
내년 정책금융기관의 총공급 규모는 247조5000억 원으로, 이 가운데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선정한 5대 중점 전략 분야에 136조 원이 집중 공급된다. 5대 중점 전략 분야에 대한 지원 규모는 올해보다 20조 원(17.2%) 늘은 규모다.
구체적으로 △첨단전략산업 육성 37조2000억 원 △미래유망산업 지원 21조5000억 원 △기존산업 사업재편 및 산업구조고도화 31조 원 △유니콘 벤처·중소·중견기업 육성 16조7000억 원 △기업경영애로 해소 29조7000억 원 등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기존산업 사업재편 및 산업구조고도화’ 분야로 분류되며 정책금융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중동의 대규모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정책 금융 뿐 아니라 석화 산업의 근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 추진하고 있다. 석유화화학 산업과 마찬가지로 중국산 제품의 공급과잉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태양광 산업도 기존산업 사업재편 및 산업구조고도화 분야로 새롭게 분류됐다.
금융당국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도 정책금융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AI와 바이오를 ‘첨단전략산업 육성’ 분야를 추가한 것이다. 미래유망산업 분야에는 태양전지와 물산업 등 친환경 기술을 새롭게 포함했다.
또 내년에는 2%대 국고채 수준 초저리로 제공되는 반도체 분야 저리설비투자대출 4조2500억 원이 본격 가동된다. 이에 따라 반도체 산업에는 총 8조4000억 원의 정책금융이 공급되게 된다.
이와 함께 5대 중점분야에 대한 직접투자 목표액도 전년도 1500억 원에서 2025년 1조 원 이상으로 대폭 확해 여신중심 금융공급을 지분투자 중심으로 전환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정책금융은 정책금융지원협의회가 함께 선정한 5대 중점분야에 보다 집중해 효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며 “부처의 수요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인공지능·태양전지 등을 주요부문으로 추가했고 석유화학 등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산업도 별도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