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너무 올랐다"…유학생들 비명소리 [환율 고공행진]

입력 2024-12-2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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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생활비‧학비 부담
알바 강행군에도 유학생활 '팍팍'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치솟은 환율로 인해 해외 유학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80원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환율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국내에서 보낸 돈으로 생활하는 일부 해외 유학생은 휴학까지 고민하는 상황이다.

‘전면적인 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트럼프 당선인이 이를 실행에 옮기면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결국 환율을 더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유학생들의 자금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480원을 넘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간(1464.8원)보다 2.7원 오른 1467.5원에서 출발해 장 초반 1470원을 뚫고 한때 1484.9원까지 기록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자녀를 외국으로 보낸 학부모나 학생들은 물론 한창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고환율에 한숨짓고 있다. 유학생 커뮤니티에는 환율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을 걱정하거나 토로하는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학생은 조기 귀국을 생각하거나 생활비가 부족해 아르바이트를 늘렸다는 글도 있다.

현재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이 모(20) 씨는 “내년에 편입을 해서 유학을 가려 했으나 환율이 치솟는 바람에 고민을 하고 있다”며 “강달러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 같아 유학을 포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실제 달러화 강세는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원화의 취약성이 부각되면서 달러 선호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수년간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컸기 때문에 한동안 트럼프 효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에 강달러가 완화되기 어려운 환경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달러 약세로의 변곡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상했다.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내년에 15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취임 직전 원·달러 환율의 시작점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에 따라 2025년 환율 경로가 달라질 것”이라며 “원화의 대내외 취약성과 미국 예외주의 지속, 무역분쟁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환율의 상승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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